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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11 밀물 여인숙 1

밀물 여인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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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 여인숙 1

                                           최갑수


더 춥다
1월과 2월은
언제나 저녁부터 시작되고
그 언저리
불도 들지 않는 방
외진 몸과 외진 몸 사이
하루에도 몇 번씩
높은 물이랑이 친다
참 많이도 돌아다녔어요.
집 나선지 이태째라는 참머리 계집은
잘근잘근 입술을 깨물며
부서진 손톱으로
달을 새긴다
장판 깊이 박히는 수많은 달
외항을 헤매이는 고동 소리가
아련하게 문턱까지 밀리고
자거라,
깨지 말고 꼭꼭 자거라
불 끄고 설움도 끄고
집도 절도 없는 마음 하나 더
단정히 머리 빗으며
이마까지 당겨 덮는다
 

- 시집 <단 한 번의 사랑>(문학동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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