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찬호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송찬호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의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은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기 이 희고 둥근 것이나 핥아보렴


* 송찬호 시집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문학과지성사, 2009) 중에서.


* http://gurum.tistory.com/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송찬호 (문학과지성사, 2009년)
상세보기


'그리운 詩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흑산도 서브마린  (4) 2009.11.12
안녕, 후두둑 씨  (3) 2009.02.19
잠과 꿈  (1) 2009.01.23
김경주 <짐승을 토하고 죽는 식물이거나 식물을 토하고 죽는 짐승이거나>  (2) 2009.01.18
관념적인 그녀  (2) 2008.12.24
김근 <어깨들>  (0) 2008.12.24
박장호 <검은 방>  (1) 2008.12.24
맙소寺  (1) 2008.11.28
최하연 <무반주 계절의 마지막 악장>  (0) 2008.10.22
정재학 <Edges of illusion>  (0) 2008.10.22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