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에서 바다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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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해서애잔한 바다




향일암에 올라 바다를 본다.
암자를 오르던 동백나무는 바다로 기울고
때죽나무도 잠깐 바다를 향해 고개를 내민다.
흐릿해서 더 애잔한 바다.
아침에 나갔던 어부가 구름을 한가득 싣고 오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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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원효도 이 바다에 취했고,
심취한 나도 한번 더 저 바다에 취한다.
향일암에 올라 수없이 찰칵, 찰칵 사진기에 담기는 바다.
사진기 속에서도 출렁거리며 안개 속에 빛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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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수식하지 않아서
오히려 오만가지 말들로 수식되어지는 바다.
섬의 은유를 뭍으로 밀고 오는 바다.
게으른 내 손을 잡아끄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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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의식 속에서 점점 또렷해지는 바다.
향일암에 올라 바다에 취한다.
취해서 더는 못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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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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