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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19 출산 후 첫 꽃밭 나들이 (26)

출산 후 첫 꽃밭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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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첫 꽃밭 나들이


 

 

거의 20일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던 여울이가
당돌이네 꽃밭 영역에 나들이를 나왔다.
지난 번 보았을 때 배가 부풀대로 부풀어 출산이 임박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는데,
그 사이 출산을 한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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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와서 무사히 몸 풀었어요..."

20여 일 만에 나타난 여울이의 모습은 초췌했다.
그 불룩하던 배는 뱃가죽이 들러붙을 정도로 야위었다.
저래서 어디 젖이나 먹이겠나, 싶을 정도이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나느 평소보다
몇 배에 달하는 사료를 따로 챙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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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나들이 나왔더니 이렇게 꽃이 만발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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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많이 고팠는지 녀석은 허겁지겁 그것을 먹어치웠다.
출산 시점에 녀석은 다시 예전의 둥지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녀석은 그동안 급식을 받아온
개울집 인근에 몸을 푸는 것이 좋겠다고 여긴 모양이다.
새끼들을 키우려면 정기적인 급식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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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가들은 나중에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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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여 분 여울이가 오독오독 사료를 씹어먹고 있을 때였다.
어디선가 불청객 승냥이가 냄새를 맡고 나타났다.
나는 또 녀석이 여울이에게 해코지를 할까 싶어
녀석에게 따로 사료를 챙겨주었다.
그런데 이 녀석 제 사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여울이에게 다가가 하악질을 하며 기어이 여울이를 쫓아내고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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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냥이 녀석 욕심은 참 여전하네요."

여울이는 끝내 배를 다 채우지 못하고 골목으로 쫓겨났다.
급식소인 개울집에서 다른 먹이를 얻어먹기야 하겠지만,
젖을 먹이는 어미 입장에서는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법이다.
더구나 젖먹이 아기냥들에게도
가끔은 이것저것 물어다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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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엿한 어미가 되었으니... 제2의 묘생이 시작된 거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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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으로 쫓겨난 여울이는 한참을 입맛만 다시다
결국 쓸쓸한 뒷모습으로 돌아섰다.
이름도 모르는 분홍꽃은 담벼락 아래 아름답게 피어서 햇살에 일렁이고
어디선가 비릿한 바람이 불었다.
조만간 여울이가 낳은 아기고양이를 볼 수 있을까.
저 여리고 어린 초보엄마가 무사히 아기냥들을 키워낼 수는 있을까.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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