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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13 우연과 실수로 탄생한 고양이 사진들 (17)

우연과 실수로 탄생한 고양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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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실수가 만든 고양이 사진들

 

 

종종 우연히 셔터를 눌렀더니 그 안에 엄청난 것이 있었다는

믿지 못할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그건 정말 우연히 생겨난 일이고,

더러 실수가 만들어낸 일이다.

 

 

약 3개월 동안 나는 배수구 속의 고양이를 찍는

<언더그라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배수구 속의 고양이를 향해 나는 수없이 많은 셔터를 누르곤 했다.

그러나 배수구라는 곳이 워낙에 어두운 곳이어서

노출이 나오지 않을 때가 많았다.

 

 

 

노출이 나오지 않으므로 초점이 나갈 때는 더 많았다.

어떨 때는 급한 마음에 서둘러 셔터를 누르다가 엉뚱한 곳에 포커스를 맞출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우연과 실수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가끔은 이런 우연과 실수가 새로운 고양이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그건 사진도 아니고 그림도 아니고 디자인에 가까웠다.

 

 

 

고양이를 지극히 단순화시킨 실루엣 디자인.

고양이의 곡선과 자세와 배수구의 어둠과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한 줄기 빛이 만들어준 선물.

그것은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때때로 일부러 초점을 맞추지 않기도 했고,

렌즈를 AF가 아닌 MF에 놓고 찍기도 했다.

 

 

 

고양이의 단순하고도 매력적인 실루엣.

어떤 그림은 고양이를 타원형으로 만들었고,

어떤 그림은 한 마리의 곰을 연상케했다.

초점을 벗어난 고양이의 곡선은 훨씬 미끈하고 유연했으며,

쫑긋 올라간 귀는 멋진 각도로 구부러졌다.

 

 

흐릿하고 뭉개진 듯한 고양이 그림.

언제나 눈치보고 죄 지은 것처럼 이 땅에서 살아야 하는 고양이의 현실도

그랬으면 좋겠다.

고양이의 아픔과 슬픔도 그렇게 흐릿하게 잊혀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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