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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2.26 알타이에 눈 내린다 6
알타이에 눈 내린다
알타이에 눈 내린다.
아침에 일어나 숙소를 나서는데 눈발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사막의 황금도시에 내리는 눈을 보며
나는 숙소에서 게르촌까지 무작정 걸었다.
알타이에 눈 내린다. 누군가 게르촌을 나와 눈발을 헤치고 시내로 걸어간다.
눈발 너머에서 이따금 전조등을 켠 자동차가 달려왔고,
난분분 눈발을 헤치고 온 사람들은 시내 쪽으로 걸어간다.
누군가는 오토바이를 길가에 세워놓고
하염없이 무언가를 기다린다.
나의 관습적인 기다림과는 전혀 다른 기다림의 자세다.
저렇게 눈발이 치는데, 오토바이를 길가에 세워놓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람.
알타이의 현실은 알타이의 과거처럼 영광스럽지가 않다.
도심의 화력발전소와 관공서와 시장과 음식점만으로는
알타이의 모든 사람을 먹여살릴 수는 없다.
그래도 알타이에는 유목민에서 도시 빈민으로 전락한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들고 있다.
황폐한 도시 빈민의 삶은 피폐할 따름이다. 어느 곳이나 그들의 삶은 고되다(위). 눈 내리는 알타이 게르촌 풍경(아래).
이들 중 상당수는 복지도 미래도 없다.
유목민으로 되돌아가려 해도, 가축이 없다.
알타이의 황폐함은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광활한 초원의 유목민을 만났을 때는
그들의 눈빛에서 자유와 여유를 읽을 수 있었다.
숙소 앞의 푸르공도 눈을 하얗게 뒤집어썼다(위). 눈이 내렸다 녹기 시작하는 알타이 인근의 초원(아래).
나는 1시간쯤 눈발 흩날리는 알타이를 무작정 걷다가 돌아왔다.
어느 지구의 모서리에 다다른 한 사내의 머리에도
눈이 새하얗게 내려앉았다.
* 맛있는 알타이의 푸른바람::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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