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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29 그날 이후 27
그날 이후
며칠 전 <고양이 다 총으로 쏴죽이겠다는 이웃>에 대한 사연을 올린 적이 있다.
많은 분들이 공분하며 댓글을 달아주었고,
이런저런 해결책을 제시해주기도 했다.
경찰신문고에 올리거나 언론사에 제보하거나 동물단체에 신고해야 한다거나...
하지만 가장 시급한 건 할머니 모녀와 고양이의 안전이라고 생각한다.
시골에서, 그것도 바로 인접한 이웃을 신고한다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다.
그리고 사건과 정황은 있지만, 증거를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신고를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동물학대죄도 성립이 되지 않는다.
‘고양이를 총으로 다 쏴죽이겠다’는 발언을 할머니가 두 번이나 듣긴 했지만,
녹음을 해놓은 것도 아니다.
증거가 없는 셈이다.
폭력과 폭언, 가택침입 또한 당사자가 완강히 잡아떼면 그만이다.
법이라는 게 증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할머니 또한 아직은 신고를 원치 않는다.
(억울해도 증거가 없으니 어떡하냐고 하신다)
말 많은 시골인데다 남의 집 전세를 살면서 CCTV를 설치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동물학대가 확실하지 않은 이상 제3자가 ‘형사사건’에 끼어드는 것은 오히려
빌미를 줄 수가 있다.
상대는 경찰이다. 소속과 근무지 이름도 알 수 없지만, 동네 사람들도 다 경찰인줄 알고 있다.
이쪽에서 섣불리 행동하기가 꺼려지는 부분이다.
걱정스런 마음에 많은 분들이 그냥 신고해버리라고도 말하지만,
할머니는 그럴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어떤 보복과 해코지가 두렵다고 했다.
더구나 술만 먹으면 언행이 거침없고 막무가내인 상대여서
어떤 우발적인 행동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한 가지 다행이라면 만취한 상태에서 할머니에게 행패를 부린 다음 날 아침
당사자가 대문 앞에 찾아와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고 한다.
물론 할머니는 그 사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
한시름 덜긴 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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