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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14 6마리 새끼고양이의 운명은? (27)
6마리 새끼고양이의 운명은?
얼마 전 블로그에 <6마리 새끼고양이 태어났어요>란 제목으로
축사고양이 대모가 낳은 새끼고양이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제 막 눈을 뜨기 시작한 갓난냥이들.
이 세상이 얼마나 힘들고 거친 곳인지 알지도 못하는
하늘에서 방금 내려온 천사들.
그런데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일이 발생했다.
사흘 전쯤 축사를 찾았을 때
축사에 있던 짚단이 말끔히 치워지고 없었다.
축사 곳곳을 찾아보아도 새끼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대모는 무사히 새끼들을 다른 곳으로 피신시킨 것일까.
이튿날 다시 축사를 찾았을 때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축사에 짚단만 치워진 것이 아니라 아예 축사를 철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지붕은 모두 철거되었고,
철골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거였다.
축사고양이인 대모와 여리, 장나니는 졸지에 둥지를 잃고
축사 바깥의 보리밭에 숨어
철거 현장을 소리 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축사고양이의 미래는 어찌 되는 걸까.
졸지에 둥지를 잃었으니
일단 새 거처를 마련해야 할 텐데...
생각해보면 축사는 녀석들에게 더없이 좋은 은신처이자 보금자리였다.
10마리가 넘는 대가족 고양이가 이 축사에 기거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으리라.
가장 걱정되는 건 역시 갓 낳은 6마리 새끼고양이다.
세상의 빛을 본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캄캄한 현실과 맞닥뜨리게 된 셈이다.
난감한 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나는 축사고양이에게 가장 많은 사료를 배달해 왔다.
저렇게 축사가 철거되었으니
이제 사료배달을 어디로 해야 할런지.
축사고양이들이 또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되면
다시 녀석들을 볼 수 있기나 할런지.
지금은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부디 6마리의 새 생명과 축사고양이들이 무사하기를...
어디로 가든
살아남아서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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