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시집이 나왔습니다.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문학동네).
게으르고 또 두려운 탓에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번째 시집을 내고 나서 우연히 고양이를 만나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오는 길이 순탄치 않았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습니다만, 굳이 돌아온 길을 돌아보지는 않겠습니다.
어차피 좋은 시인되기는 글렀으니, 이번 생은 고양이처럼 낮게 엎드려 이 불안한 날들을 건너갑니다.
23년째 전업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게 자랑보다 부끄러움인 요즘,
참고 기다려주는 가족에게 늘 면목이 없습니다.
(제목이 된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은 시 「고양이 아가씨」에서 온 것이며, 고양이의 삶의 방식을 에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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