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고양이의 귀환
전원주택에 사는 고래고양이 마실 나갔다가
오후 늦게야 집으로 돌아옵니다.
S라인으로 휘어진 언덕길을 사뿐사뿐 걸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고래고양이의 귀가.
고래의 귀환.
언젠가 소개한 적이 있지만,
고래고양이는 등짝의 검은 무늬가 고래를 닮아서 붙인 이름입니다.
고래고양이는 여전히 그 고래를 업고 삽니다.
집으로 돌아온 고래는
잔디밭에서 놀고 있는 고등어와 노랑이에게
마실 다녀온 이야기를 합니다.
물장구를 치듯 장난도 칩니다.
잔디밭에 앉아서 현관 쪽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고래고양이 등짝의 고래도 현관 쪽 하늘로 솟구칩니다.
금방이라도 물보라가 일어날 것만 같습니다.
영락없는 고래 한 마리.
잔디밭을 바다 삼아 헤엄치는 고래 한 마리.
마실을 다녀와 목이 타는지
수돗가로 달려가 물도 마십니다.
물 마시는 고래 한 마리.
바다가 그리운 고래 한 마리.
이번에는 수돗가에서 장독대 들마루까지 헤엄을 칩니다.
갑자기 피곤해진 고래 한 마리.
들마루에 앉아서 꾸벅꾸벅 좁니다.
귀환한 고래 한 마리가 저렇게
느티나무 그늘에서 꾸벅꾸벅 좁니다.
살짝 눈 감은 고래 위로 우수수 낙엽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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