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도 우산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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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우산

 

 

몇 며칠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우리집 옆 계곡에도 산사태가 나서

지난 이틀간 밀려내려온 돌멩이와 나무를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고양이들도 이젠 비가 지겹다 못해 무서울 지경이다.

 

 "당신이 나에게로 와서 우산이 되어 주세요."

 

전원주택 고양이들도 할머니가 들마루에 놓아둔 우산 아래서

비를 피하곤 했다.

산둥이는 아예 우산 아래서 식빵 굽는 자세로 앉아 비를 피했고,

금순이도 잠시 우산 아래서 지나가는 비를 피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좋은 우산이고, 지붕이에요."

 

우리집 단골인 너굴이 녀석도

내가 들이치는 비를 막기 위해 테라스에 놓아둔

낡은 우산 아래서 비를 피하곤 했다.

우산이 비를 막아준다는 것을 녀석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녀석은 다른 곳 다 놔두고

꼭 우산 아래 와서 비를 피하곤 하는 거였다.

 

 "우산을 씌어준 당신, 고마워요."

 

이렇게 물폭탄이 쏟아질 때면

고양이에게도 우산이 필요하다는 생각.

고양이에게도 비를 피할 지붕이 필요하다는 생각.

하지만 고양이에게는 그 흔한 우산도,

변변한 지붕도 없다.

세상이 각박해서 그런 건 인간만이 누려야 할 호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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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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