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렇게 놀아요

|

우린 이렇게 놀아요

 

까뮈네 아기고양이 4남매는 오늘도
폐가 공터 폐냉장고 주변에 나와 해바라기를 한다.
이따금 털에 스미는 칼바람이라도 불면
오종종 어미 품에 모여앉아 몸을 녹였다가
다시 바람이 잦아들면 어미 품을 벗어나 볕 바른 곳을 찾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녀석들의 해바라기는 곧 햇볕다툼으로 이어진다.
서로 양지를 차지하려 몸을 밀쳐대고
급기야 주먹질을 하고 으르렁거린다.
이 사소한 다툼은 점점 장난이 지나친 싸움으로 번지기 일쑤인데,
길고양이의 세계에서는 역시 밥보다 주먹이 앞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니까 엄연히 형제끼리도 서열 싸움은 존재한다.
단, 내가 아는 한 형제끼리 정말로 싸우는 법은 거의 없다.
힘겨루기 혹은 싸움 장난에 그친다고나 할까.
어쨌든 이 장난은 장난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실전을 방불케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발 공격은 애교 수준이고, 온몸을 던져 덮치는 것도 예사요,
목덜미나 등짝을 물어뜯는 것도 다반사다.
사실 길고양이 세계에서는 이 싸움 장난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유아기 학습과목이나 다름없다.
고양이 세계야말로 싸우면서 큰다는 말이 딱 맞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쨌든 한번 시작된 싸움은
모두가 녹초가 되어 숨을 할딱거릴 때쯤에야 끝이 난다.
까뮈네 4남매는 매일같이 그렇게 치고 박고 물어뜯고 덮치면서 시간을 보낸다.
어미는 그런 새끼들 옆에서 흐뭇하게 그저 바라볼 뿐이다.
애들 키우는 재미를 느끼는 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심지어 새끼들이 자신의 꼬리를 공격하고 물어뜯는 것조차
대견하게 생각할 뿐이다.

'길고양이 보고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먹는 고양이  (25) 2009.12.29
눈 속을 걷는 고양이  (34) 2009.12.28
고양이 쉐도 복싱  (22) 2009.12.25
고양이의 '짚단행동'  (29) 2009.12.23
김치 먹는 고양이  (34) 2009.12.22
칼바람 속에서 젖먹이는 어미고양이  (25) 2009.12.17
똥침 고양이의 최후  (27) 2009.12.16
애꾸냥이  (37) 2009.12.15
아기고양이의 눈  (19) 2009.12.14
벽냥이 2  (16) 2009.12.13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