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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1.28 어느 길고양이 가족의 설날 연휴 52
어느 길고양이 가족의 설날 연휴
혹독하게 추운 날이 계속되고, 몇 며칠 눈이 내렸다.
설날 연휴를 맞아 먹이를 챙겨주던 사람들마저 귀성길에 나선
주택가 골목은 그저 적막하고 쓸쓸할 뿐이다.
추운 겨울이 되면서 골목 담장 아래서 새끼를 키우던 연립댁은
네 마리의 새끼들을 데리고 연립주택 은폐된 둥지로 되돌아왔다.
과거 얌이와 멍이를 키우던 그 둥지다.
얌이와 멍이를 이 둥지에 남겨두고 떠났던 어미냥이 다른 새끼들을 낳기 위해
영역을 옮겼다가 다시 새끼들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어미가 먹이사냥을 나서자 눈길을 마다하고 따라나서는 연립댁 첫째냥. 어미냥이 더 먼곳으로 벗어나자 첫째냥은 차밑에서 애타게 어미냥을 불러본다.
그러자 이곳의 둥지는 얌이와 멍이를 비롯해 연립댁과 네 마리의 새끼까지
모두 7마리의 길고양이가 사는 번잡한 둥지가 되었다.
그새 멍이와 얌이는 부쩍 커서 어느덧 의젓한 중고양이가 다 되었다.
하지만 멍이와 얌이의 삶은 그동안 순탄치가 않았다.
어려서부터 먹이동냥을 다니며 단골이 된 훈제치킨집은 두어 달 전부터
붕어빵 고양이(골목의 붕어빵집을 제집처럼 드나들어 ‘붕어빵 고양이’라 부르는)가 접수해버렸다.
설날 연휴, 눈 내린 골목을 걸어 먹이을 찾으러 나온 연립댁과 얌이.
어쩔 수 없이 두 녀석은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며 살아야 했는데,
그 때문인지 염분이 많은 음식으로 부쩍 몸이 부은 상태다.
사람들은 종종 염분이 많은 음식을 먹어 신장질환으로 고생하는 고양이를 보고는
살이 뒤룩뒤룩 쪘다느니, 너무 잘 먹고 산다느니 하고 말하지만,
이는 일종의 신장질환으로 ‘질병’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담장 위에서 눈 내린 골목으로 뛰어내리는 얌이(위). 눈 쌓인 골목을 걸어가는 얌이(아래).
연립댁이 새끼들을 데리고 옛날의 둥지로 돌아오면서
연립댁 식구들은 이제껏 절대적인 먹이 부족 사태를 겪어왔다.
별일이 없는 한 하루에 한번 정도 내가 먹이를 공급해 오긴 했지만,
7마리의 생존을 보장할만큼 넉넉한 양은 아니었다.
더구나 이렇게 날씨가 춥고, 눈이 내리는 날에는
하루하루가 새끼들에게는 생과 사의 갈림길이다.
차가 다녀 미끌미끌해진 골목에 잠시 않아 있는 얌이(위). 골목의 눈길을 걷다가 발에 묻은 눈을 털어내고 있는 얌이(아래).
이런 날에는 굶어죽는 것보다 얼어죽는 경우가 더 많다.
배가 고프면 더 쉽게 얼어죽는 것이다.
눈이 내린 설날 연휴에 연립댁과 얌이는 눈길을 걸어
이 골목 저 골목 먹이를 찾아 헤맨다.
어미냥인 연립댁이 둥지를 떠나자 연립댁 첫째냥은 냥냥거리며
어미 뒤를 줄레줄레 따라온다.
첫째냥은 자꾸만 어미를 따라가려고 한다.
하지만 멀리까지 가야 하는 어미냥은 둥지로 돌아가라고 첫째냥에게 야릉거리며 매몰차게 돌아선다.
놀이터 삼거리에 이르자 이미 먹이 사냥을 나온 멍이가 연립댁과 얌이를 부른다.
어디서 먹을 것을 찾았다는 듯 울음소리가 우렁차다.
멍이가 부르는 곳으로 연립댁과 얌이가 걸어가는 동안
멍이는 눈밭을 헤쳐 무언가를 뜯어먹기 시작한다.
눈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앞발로 눈을 헤치고 있는 멍이.
딱딱하게 얼어 있는 벌겋게 생긴 것인데, 처음에는 김치인가 봤더니
자세히 보니 돌처럼 딱딱하게 얼어 있는 연어살 뭉치다.
누군가 연어 샐러드라도 할 요량으로 사 놓은 연어살이 오래되어 버린 듯하다.
길고양이에게 이런 생선살은 거의 ‘월척’이나 다름없다.
설령 그것이 유통기한이 지난 것이라 해도 길고양이에게는 더없는 진수성찬이다.
멍이가 눈밭을 헤쳐 찾아낸 연어살을 맛있게 뜯어먹고 있다.
멍이가 무언가를 열심히 뜯어먹는 모습을 보자
곧이어 얌이도 달려들어 한조각 뭉청 뜯어서는 차밑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연립댁은 아예 그것을 통째로 물어 차밑으로 가져간다.
세 식구가 차밑에서 오랜만에 포식을 한다.
이건 마치 누군가 연립댁 식구들에게 설날 선물을 준 것만 같다.
세 식구가 연어살로 배를 채우고 있는 동안
둥지에 남은 네 마리의 새끼들은 애타게 어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눈밭을 걸어간 어느 길고양이의 발자국.
오늘은 설날 연휴이기도 해서 나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사료를
새끼들이 있는 둥지 앞에 부어주었다.
사실 연립댁이나 얌이, 멍이는 어떻게든 이 겨울을 헤쳐나가겠지만,
새끼들은 스스로 이 추위와 배고픔과 질병을 견뎌낼 힘이 없다.
어느덧 내리던 눈은 그쳐서 해가 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골목에 몰아치는 칼바람은 매섭기만 하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그러자 이곳의 둥지는 얌이와 멍이를 비롯해 연립댁과 네 마리의 새끼까지
모두 7마리의 길고양이가 사는 번잡한 둥지가 되었다.
그새 멍이와 얌이는 부쩍 커서 어느덧 의젓한 중고양이가 다 되었다.
하지만 멍이와 얌이의 삶은 그동안 순탄치가 않았다.
어려서부터 먹이동냥을 다니며 단골이 된 훈제치킨집은 두어 달 전부터
붕어빵 고양이(골목의 붕어빵집을 제집처럼 드나들어 ‘붕어빵 고양이’라 부르는)가 접수해버렸다.
설날 연휴, 눈 내린 골목을 걸어 먹이을 찾으러 나온 연립댁과 얌이.
그 때문인지 염분이 많은 음식으로 부쩍 몸이 부은 상태다.
사람들은 종종 염분이 많은 음식을 먹어 신장질환으로 고생하는 고양이를 보고는
살이 뒤룩뒤룩 쪘다느니, 너무 잘 먹고 산다느니 하고 말하지만,
이는 일종의 신장질환으로 ‘질병’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담장 위에서 눈 내린 골목으로 뛰어내리는 얌이(위). 눈 쌓인 골목을 걸어가는 얌이(아래).
연립댁이 새끼들을 데리고 옛날의 둥지로 돌아오면서
연립댁 식구들은 이제껏 절대적인 먹이 부족 사태를 겪어왔다.
별일이 없는 한 하루에 한번 정도 내가 먹이를 공급해 오긴 했지만,
7마리의 생존을 보장할만큼 넉넉한 양은 아니었다.
더구나 이렇게 날씨가 춥고, 눈이 내리는 날에는
하루하루가 새끼들에게는 생과 사의 갈림길이다.
차가 다녀 미끌미끌해진 골목에 잠시 않아 있는 얌이(위). 골목의 눈길을 걷다가 발에 묻은 눈을 털어내고 있는 얌이(아래).
배가 고프면 더 쉽게 얼어죽는 것이다.
눈이 내린 설날 연휴에 연립댁과 얌이는 눈길을 걸어
이 골목 저 골목 먹이를 찾아 헤맨다.
어미냥인 연립댁이 둥지를 떠나자 연립댁 첫째냥은 냥냥거리며
어미 뒤를 줄레줄레 따라온다.
몇번은 녹았다 다시 얼어붙은 골목의 빙판길을 걸어가는 멍이(위). 무표정하게 눈길을 걸어가는 멍이(아래).
눈밭에 발이 닿을 때마다 바르르 발을 떨면서첫째냥은 자꾸만 어미를 따라가려고 한다.
하지만 멀리까지 가야 하는 어미냥은 둥지로 돌아가라고 첫째냥에게 야릉거리며 매몰차게 돌아선다.
놀이터 삼거리에 이르자 이미 먹이 사냥을 나온 멍이가 연립댁과 얌이를 부른다.
어디서 먹을 것을 찾았다는 듯 울음소리가 우렁차다.
멍이가 부르는 곳으로 연립댁과 얌이가 걸어가는 동안
멍이는 눈밭을 헤쳐 무언가를 뜯어먹기 시작한다.
눈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앞발로 눈을 헤치고 있는 멍이.
딱딱하게 얼어 있는 벌겋게 생긴 것인데, 처음에는 김치인가 봤더니
자세히 보니 돌처럼 딱딱하게 얼어 있는 연어살 뭉치다.
누군가 연어 샐러드라도 할 요량으로 사 놓은 연어살이 오래되어 버린 듯하다.
길고양이에게 이런 생선살은 거의 ‘월척’이나 다름없다.
설령 그것이 유통기한이 지난 것이라 해도 길고양이에게는 더없는 진수성찬이다.
멍이가 눈밭을 헤쳐 찾아낸 연어살을 맛있게 뜯어먹고 있다.
멍이가 무언가를 열심히 뜯어먹는 모습을 보자
곧이어 얌이도 달려들어 한조각 뭉청 뜯어서는 차밑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연립댁은 아예 그것을 통째로 물어 차밑으로 가져간다.
세 식구가 차밑에서 오랜만에 포식을 한다.
이건 마치 누군가 연립댁 식구들에게 설날 선물을 준 것만 같다.
세 식구가 연어살로 배를 채우고 있는 동안
둥지에 남은 네 마리의 새끼들은 애타게 어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눈밭을 걸어간 어느 길고양이의 발자국.
오늘은 설날 연휴이기도 해서 나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사료를
새끼들이 있는 둥지 앞에 부어주었다.
사실 연립댁이나 얌이, 멍이는 어떻게든 이 겨울을 헤쳐나가겠지만,
새끼들은 스스로 이 추위와 배고픔과 질병을 견뎌낼 힘이 없다.
어느덧 내리던 눈은 그쳐서 해가 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골목에 몰아치는 칼바람은 매섭기만 하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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