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길고양이는
거리에는 눈발이 내리고 길고양이는 어쩔 수 없이 참숯 박스 둥지 안에서 눈이 그치기를 기다린다.
길고양이는 눈 오는 날이 싫습니다.
눈이 와서 먹이를 구하러 다니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이렇게 둥지에 틀어박혀 눈이 그치기만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따금 건물 끝자락 추녀 아래서 하염없이 눈 오는 것을 본다.
그래도 눈이 그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길고양이는 시린 발로 종종걸음을 치며 큰길까지 나가보지만,
이렇게 눈보라치고 추운 날에 먹이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둥지 안에서 눈 오는 거리의 사람을 구경하는 길고양이.
눈발 속을 헤쳐가는 사람이나 구경하다가
혼자서 오토바이 타기 장난도 치면서
그것도 재미없어지면 까무룩 잠이 듭니다.
눈이 내려 심심해진 길고양이가 오토바이를 오르내리며 놀다가 그도 시큰둥해졌는지 한동안 그 아래 앉아 있다.
아무래도 눈은 밤새도록 내릴 것만 같고,
길고양이는 이따금 졸린 눈을 뜨고
눈이 그쳤나, 밖을 내다봅니다.
여전히 눈발은 거세기만 합니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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