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 고양이 팔자
오뉴월 개팔자라면
분명 춘삼월 고양이 팔자다.
봄꽃 나들이를 갔던 낙안읍성에서 나는
초가지붕 위에 올라앉은 네 마리의 팔자 좋은 고양이를 만났다.
녀석들은 푹신푹신한 초가지붕을 이불 삼아
봄날의 오수를 즐기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찰칵거리는 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들리자
한 마리가 깨어나 두리번거렸다.
보아하니 한 마리는 어미 냥이, 나머지는 모두 새끼 냥이들이었다.
깨어난 한 녀석은 공연히 옆에서 자고 있는 어미 냥이에게
투닥투닥 장난을 걸어보지만,
어미는 만사가 귀찮은지 눈을 한번 떴다가는 도로 눈을 감는다.
제풀에 지쳐 깨어났던 새끼 냥이도
초가지붕의 짚풀 사이에 고개를 묻고 다시 잠을 청한다.
봄볕은 따뜻하고,
자리는 푹신해서 더없이 졸린 봄날이었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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