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순진한 게르 주막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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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순진한 게르 주막촌




나의 알타이 여행은 이제 마지막 경유지 바얀고비를 향해 간다.
바얀고비로 가는 길목에 펼쳐진 아르와해르를 목전에 두고
사막의 모퉁이에서 게르 주막촌을 만났다.
알타이에 도착하는 날
잠시 초원의 게르 주막을 만난 적이 있긴 하지만,
이곳처럼 여러 채의 게르가 모여 주막촌을 이루는 곳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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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이나 먹고 가자고 마을 이름도 모르는 주막촌에 잠시 들른다.
게르 주인은 황급하게 소똥 난로를 피우며 손님맞이를 한다.
불쏘시개로 갖다놓은 소똥이며 말똥이 양철 그릇에 그득하다.
이곳의 게르 주막촌은 제법 커서 게르가 예닐곱 채.
구멍가게도 있고, 식당도 있고, 주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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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가는 나그네는 여기서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잠도 잔다.
한국에서 온 손님이 주막촌에 내리자
예닐곱 채의 게르 사람들이 다 모여든다.
아이들은 사진을 찍어달라고 포즈를 취하고,
어른들은 심지어 사진 찍히는 아이들에게 새옷을 갈아입히고 머리를 빗겨주느라
한바탕 게르촌에 소동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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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게르로 들어가면 나를 구경하던 사람들도 우르르 게르로 들어오고
내가 다시 게르 밖으로 나가면 그들도 다시 우르르 게르 밖으로 나간다.
어떤 아저씨는 과년한 딸네미를 데리고 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특별히 주문한다.
왜 찍어야 하는지 영문도 모르고 나는 아저씨가 데려온 딸네미의 사진을
여러 컷 찍어 검사까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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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내가 사진을 찍는 동안
게르 안에서는 안주인이 양고기 칼국수(코릴타슐)를 만드느라 분주하다.
소똥 난로에 양푼 솥을 걸어놓고 물이 끓기 시작하자
적당한 크기로 썰어놓은 양고기를 집어넣는다.
양고기가 익을 때쯤 국수 면발을 집어넣고 좀더 끓이자
특유의 비릿한 코릴타슐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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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릴타슐과 초이방(양고기 볶음국수)은 이제 너무 많이 먹어서 약간은 질렸다.
절반쯤은 남기고 수테차로 입가심을 한 뒤 게르를 나서자
게르촌의 모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배웅을 한다.
사진을 찍었던 아이들도 조막막한 손을 흔든다.
아르와해르를 지나 바얀고비로 가는 길은 몽골몽골 구름처럼 펄럭인다.


* 바람의 여행자::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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