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가 몽골로 간 까닭은
얼마 전 가수 서태지가 8집 활동을 마치고 몽골로 떠났다.
그는 서태지닷컴에 몽골로 떠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새로운 곡 작업을 위해 미지로의 여행을 떠난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그는 몽골로 음악여행을 떠난 셈이다.
“아직은 설렘보다 아쉬움이 나를 두르고 있는 듯하지만, 곧 새로운 세상 덕분에 또 설렐 것이다.”
그렇다면 그 많은 나라 중에서 서태지는 왜 하필 몽골을 택했을까.
초원과 지평선. 그 위를 굴러다니는 구름들. 이곳의 아무것도 없음은 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음악 구상을 할 때마다 주로 미국에 머물렀던 그가 몽골로 간 데에는
바로 ‘새로움’과 ‘낯섬’이라는 화두가 있다.
몽골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나라이다.
적막과 사막,,
아무것도 없는 초원과 지평선, 그곳에 뜬 구름은 바닥에 고인 상상력을 퍼올리기에 충분하다.
고갈된 설렘을 들추어내기에 충분하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으므로 ‘무’에서 시작해야 한다.
몽골은 불편과 부족이 당연하고, 휴양보다 방랑이 어울리는 곳이다.
몸과 마음이 편한 휴양지를 찾는다면
몽골에 갈 이유가 없다.
그곳은 불편과 부족이 당연하고, 느림과 적막이 가득한 곳이다.
휴양보다는 방랑이 어울리는 곳이다.
몽골에는 ‘허미’라는 전통음악이 있다.
이것은 배와 목청을 이용해 일상적인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가성 같은 음으로 노래하는 몽골 유목민의 전통이다.
알타이 지역에는 ‘도울’이라는 전통 민요도 있다.
도울은 워낙에 노랫말이 길어 전곡을 부르는 데만도 2~3일이 걸리는 ‘끝없는 노래’이다.
몽골 전통음악 허미를 부르는 여가수(위)와 허미 노래에 맞춰 마두금 연주를 하고 있는 전통공연 모습(아래).
거의 모든 노래에 이 악기를 연주한다.
심지어 몽골의 유목민들은 낙타가 새끼를 낳은 뒤, 새끼를 돌보지 않을 때도 이 마두금을 1시간 정도 연주한다.
1시간 정도의 마두금 연주에 어미 낙타는 눈물을 흘리며 다시 새끼를 돌본다는 것이다.
몽골의 음악은 신비하고, 불가사의하다.
초원의 구름처럼 변화무쌍하다.
이래저래 몽골은 매력적인 곳이다.
특히나 몽골의 지루한 적막과 아무것도 없음은 예술가들에게
치명적인 중독을 가져온다.
내가 아는 몇몇 시인과 소설가도 순전히 창작을 위해 몽골을 다녀왔다.
그들이 낸 책들에선 하나같이 초원의 바람냄새,
사막의 별똥별 냄새, 자유로운 영혼의 자취가 가득했다.
몽골로 떠난 서태지의 음악여행도 그러하리라 믿는다.
*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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