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뽀뽀하는 강아지
사람은 개를 길들이고, 고양이는 사람을 길들인다는 말이 있다.
오랜 세월 인간은 고양이를 길들이려는 시도를 거듭해 왔지만,
성공한 적이 없다.
한마디로 고양이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데틀레프 블룸은 <고양이 문화사>에서 개와 고양이의 행동에 대한 차이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야야, 침 묻히지 마! 너 오늘따라 더 친한척 한다..."
“예를 들어 앞발을 들어올리는 행동은 개의 경우 가까워지고 다정한 접촉을 받아들인다는 신호이지만, 고양이의 경우엔 경고의 메시지다. 개는 보통 기분이 좋거나 기쁠 때 누군가를 향해서 달려가므로 사람이 접근해도 좋은 의미로 이해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이것을 공격하는 태도로 이해하고 즉각 대응한다.”
서로의 행동의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에 두 동물이 가까워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믿을 수 없을 만큼 서로 가깝게 지내는 고양이와 개의 관계를 목격하곤 한다.
"개집 안에서 자면 이상하니까, 개집 위에서 잔것 뿐이라구요..."
동물학자들은 그것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고양이와 개가 사람의 집에서 함께 자란 경우 둘의 관계는 적대관계와 거리가 멀다고.
더욱이 어려서부터 한 집에서 자란 고양이와 개는
마치 한 종처럼 사이가 좋은 경우도 있다.
그동안 수많은 길고양이를 관찰하면서 내가 느낀 바는
길고양이의 경우 거의 대부분은 개를 ‘공포의 대상’으로 여길 때가 많다.
그러나 집냥이나 마당고양이의 경우
개와 친하게 지내는 고양이가 생각보다 많았다.
"우리가 친하게 지낸다구요? 이 녀석이 일방적으로 우리한테 친한척 하는 거라구요..."
마당고양이로 자란 이웃마을의 봉달이와 덩달이도 마당에서 함께 자란
두 마리의 개와 사이가 꽤 좋은 편이다.
덩달이는 강아지 집 위에 올라가 낮잠을 자는가 하면,
강아지가 장난스럽게 달려들어 입을 벌리고 무는 흉내를 내도 그냥 대수롭잖게 받아넘기곤 한다.
봉달이 또한 마찬가지여서
강아지가 펄쩍펄쩍 뛰면서 발을 들어올리고 핥으려 해도
그래, 맘대로 하라, 는 태도로 강아지를 받아들이곤 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고양이적으루다 앞으로 뽀뽀는 하지 마, 알았냐?"
가끔은 이런 강아지가 귀찮아도
으냐옹 소리만 지를 뿐,
강아지를 적대시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봉달이도 덩달이도 어려서부터 이 집의 개들을 보고 겪으며 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집의 강아지 녀석은
봉달이와 덩달이에게 툭하면 기습 뽀뽀까지 감행한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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