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국내 최대 가시연 군락지
지난 2005년 9월 연합뉴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는
일제히 <국내 최대 가시연 군락지 발견>이라는 뉴스를 타전했다.
바로 전남 장흥군 안양면 해창 저수지가 그곳이다.
이 사실을 나는 뉴스가 나오기 열흘 전쯤 미리 알고 있던 터라 그리 놀라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가시연으로 가득한 해창 저수지였다.
이 곳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에는
<장흥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활동이 결정적이었다.
그 모임의 일원이 고맙게도 나에게 이 사실을 제보해 주었고,
며칠 뒤 나는 해창 저수지를 찾았다.
오후였고, 날은 뜨거웠다.
저수지의 전체 규모는 3만여 평 정도.
그 중 3분의 1은 온통 가시연꽃이 뒤덮고 있었다.
실로 엄청난 규모였다.
여느 연꽃에 비해 꽃이 늦게 피는 터라 가시연꽃은 더러는 은밀하게 피어 있었고,
대부분은 삐죽삐죽 가시 꽃대를 가시연잎 사이로 밀어올린 채
꽃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가시연은 아다시피 전세계에 오직 1종 1속만이 존재하는 것으로
희귀종이자 멸종위기종이다.
그러나 이런 희귀한 가시연이 자라는 이 곳은 오래 전부터
낚시꾼들이 가물치 낚시를 즐겨왔고,
지금도 낚시꾼들에 의해 가시연이 아무 생각없이 훼손되고 있다.
함께 동행한 야사모 일원도 내심 그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난 몇번이나 저수지를 돌아보았고, 거의 지겹도록 가시연 구경을 했다.
부디 필름이 아닌 현실 속에서 오래오래 꽃 피고, 오래오래 남아 있으라.
내 바람은 그것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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