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은곳을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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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곳을 보고 있을까


아무리 화려했던 사냥의 추억도
늙은 고양이를 위로할 수 없다.

더 이상 봄이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이 겨울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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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종 우리는 둘이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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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랑에 빠지고 나면 함께 있는 시간이 마냥 좋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취향의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
같은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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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린 같은 차도 탈 거고, 곧 같은 집에서 살 거예요.”
같은 꿈을 꾸기도 합니다.
결혼을 향해 함께 달려가고, 함께 고민도 합니다.
5년 후엔 집을 사고, 10년 후엔 세계여행을 하자고
가끔은 지켜지지 않을 약속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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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하지만 나란히 앉아 나란히 바라본다고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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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만 세상에는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
내가 보고 있는 저 나무와 달을 누군가도 보고 있다는 것,
함께 살고, 함께 죽어가고 있다는 것.
같은 상처를 지닌 사람들끼리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는 것.
이런 사랑이 필요한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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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누군가는 사랑이 마주보는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나란히 누워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암수 딴그루 은행나무가 평생을 서로 마주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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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러나 우리가 은행나무도 아니고,
언제까지 마주보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어쩌면 사랑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도, 마주보는 것도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을 인정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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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처음부터 함께 할 수 없는 운명도 있고,
사랑하다 이별할 수도 있습니다.
이별이란 그저 함께 갈 수가 없어서 각자의 길로 가는 것뿐입니다.
간다고 나서는 사람은 잡아두는 게 아닙니다.
옷깃만 잡아두고 마음 멀리 떠나면 그게 더 아픈 법이죠.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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