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은 곳을 보고 있을까
아무리 화려했던 사냥의 추억도
늙은 고양이를 위로할 수 없다.
더 이상 봄이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이 겨울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취향의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
같은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하죠.
같은 꿈을 꾸기도 합니다.
결혼을 향해 함께 달려가고, 함께 고민도 합니다.
5년 후엔 집을 사고, 10년 후엔 세계여행을 하자고
가끔은 지켜지지 않을 약속도 합니다.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죠.
내가 보고 있는 저 나무와 달을 누군가도 보고 있다는 것,
함께 살고, 함께 죽어가고 있다는 것.
같은 상처를 지닌 사람들끼리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는 것.
이런 사랑이 필요한 건지도...
나란히 누워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암수 딴그루 은행나무가 평생을 서로 마주보는 것처럼.
언제까지 마주보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어쩌면 사랑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도, 마주보는 것도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을 인정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다 이별할 수도 있습니다.
이별이란 그저 함께 갈 수가 없어서 각자의 길로 가는 것뿐입니다.
간다고 나서는 사람은 잡아두는 게 아닙니다.
옷깃만 잡아두고 마음 멀리 떠나면 그게 더 아픈 법이죠.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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