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보행 종결묘
길고양이를 오래 관찰하다 보면
종종 녀석들의 직립자세를 목격할 수가 있다.
직립자세로 무언가를 뜯어내거나 먹거나
가끔 장난을 치거나 싸움을 할 때도
이런 자세를 취하곤 한다.
하지만 고양이가 직립자세로 걸어가는 모습을 만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보기 드문 장면이다.
그런데 얼마 전 나는 직립보행 하는 고양이를 만났다.
물론 그 시간은 아주 짧아서
약 3초 정도에 불과했지만,
녀석(가만이네 카오스)은 분명 직립 자세로 세 걸음 가까이 내딛었다.
그 때의 상황은 이러하다.
녀석은 눈이 잔뜩 내린 밭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중간에 발이 좀 시렸던 모양이다.
갑자기 녀석은 앞발을 들어올리더니
두세 걸음이나 직립 상태로 걷는 게 아닌가.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고양이 맞아?
저건 마치 히말라야에 산다는 그 설인? 아니 설묘?
약 3초에 불과했지만,
이건 고양이계의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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