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고양이 시절은 빠르게 지나간다
아기고양이 시절은 빠르게 지나간다.
엊그제 태어난 것 같은데,
어느새 중고양이가 되어 있곤 한다.
아기고양이야말로 ‘폭풍성장’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전원고양이의 귀염둥이로 태어난
아기고양이 6남매는 한 마리가 불행하게 무지개다리를 건너
이제 5남매가 되긴 했어도
아무런 탈 없이 폭풍성장을 했다.
태어난 지 이제 4개월.
하지만 먼저 태어난 이웃마을의 ‘꼬미’나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우리집의 ‘니코’에 비하면
이 녀석들 덩치나 외모가
오히려 한참 먼저 태어난 아이들 같다.
행복한 환경에서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 잘 보호받아서 그런 모양이다.
지난 가을에만 해도
녀석들은 나에게 적잖은 경계심을 드러내곤 했다.
심지어 내가 일정거리 이상 근접하면
마당끝 컨테이너 밑으로 줄행랑을 놓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은 이제
다른 전원고양이 식구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마당에 들어서면 꼬리를 바짝 세우고 내 앞으로 몰려든다.
그동안 내가 수시로 사료 포대를 실어나르고
직접 먹이그릇에 사료를 부어준 덕택일 게다.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간다.
테라스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내 카메라를 들여다보던 녀석들이
어느새 내 카메라 따위는 의식하지도 않고
즈이들끼리 놀고 장난치고 까불어댄다.
마당의 단풍은 지고 몇 차례 눈이 내렸다.
그 사이 나는 고양이책도 펴냈다.
어떤 분들은 이번 책에 전원의 아기고양이 6남매가
오밀조밀 모여서 나를 바라보던
그 사진이 실리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책에는 지난 여름까지의 에피소드까지만 실려 있어서
가을에 태어난 이 녀석들은 빠져 있다.
만일 시즌3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게 된다면 다음 책에나 들어갈 수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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