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두발로 걸어다니겠다
어제 블로그에 올린 진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고양이 녀석은
나도 사진을 찍으면서 정말 정신없이 웃었더랬다.
종종 길고양이를 관찰하다 보면
이렇게 직립한 자세로 무언가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그것을 사진에 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 이건 뭐냥? 어디 한번 맛이나 볼까...두 손으로 이렇게 집어올려서...
그런데 정말 믿을 수 없었던 건
그 녀석이 그렇게 테라스에서 진화해 가는 동안
마당에서도 또다른 노랑이 녀석이 진화해 가고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이 녀석은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을 앞발로 주워 입으로 가져간 뒤,
직립한 자세로 깍깍 씹어보고는 맛이 없다며
도로 바닥에 던져버렸다.
# 뭐 이 정도 서 있는 건 껌이죠...근데 우웽 맛이 이상해! 전에 할머니가 준 건 짭짜롬한 것이 씹을만 하던데...
누구 말대로 이 녀석들 어느 날
내가 가면 대문도 열어주고 악수도 청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료를 주면 ‘고맙습니다’ 하고 손으로 받을지도 모르는 일.
어쩌면 우리가 보지 못하는 사이
뒷짐을 지고 어흠어흠 하면서 마당을 산책하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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