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까지 올라간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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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까지 올라간 고양이

 

 

 

나는 이제껏 전원고양이 소냥시대 멤버만큼 나무를 잘 타는

고양이를 본 적이 없다.

그야말로 나무타기 종결묘라 할만하다.

 

 

지난 가을부터 겨울이 끝날 때까지

나는 녀석들의 나무 타는 모습을 숱하게 보았고,

숱하게 사진으로 남겼다.

순전히 녀석들의 나무 타는 사진만 500여 컷이 넘을 정도.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

이번 ‘하늘까지 올라간 고양이’편에 나오는 사진들이다.

 

 

 

티끌 하나 없이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감나무 꼭대기에 올라앉은 고양이.

밑에서 보면 고양이의 흰배와 젖꼭지가 그대로 드러날 지경이다.

어떤 고양이는 가느다란 가지에 올라앉아

마치 서커스 고양이를 연상케했고,

또 어떤 고양이는 그 가느다란 가지를 타고 공중에 걸린 줄을 타듯

나뭇가지와 함께 휘청휘청 걸었다.

 

 

 

 

보는 내가 다 오금이 저렸다.

어떤 고양이는 다람쥐처럼 날쌔게 나무 밑동에서부터 꼭대기까지 질주했고,

어떤 고양이는 원숭이처럼 나뭇가지를 옮겨다녔다.

뭐 가끔은 나무늘보처럼 나무에 매달려

한참이나 게으름을 피우는 고양이도 있었다.

 

 

 

 

더러 등산을 다녀오던 사람들이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를 발견하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도 했다.

“나무에 고양이가 주렁주렁 매달렸네!”

“어머머! 신기하다 신기해!”

구경꾼이 뭐라 하든 녀석들은 개의치 않았다.

 

 

 

 

현관을 열고 나온 전원주택 할머니는 녀석들이 기특하다는 듯

껄껄 웃었다.

“저 녀석들이 칭찬을 하면 더 잘 놀아요.”

그러면서 할머니는

“아이구 잘 노네. 아이구 나무도 잘 타네!”

하면서 고양이를 응원했다.

 

 

 

여느 사람 같았으면 멀쩡한 감나무 상처낸다고 고양이를 혼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할머니는 오히려 그런 고양이를 대견스러워했다.

“얘네들이 나무를 얼마나 잘 타는지 몰라요.

한번은 여섯 마린가 일곱 마리가 한꺼번에 저 나무에 올라가

주렁주렁 매달린 적도 있어요.”

할머니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녀석들이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하늘을 배경으로 앉아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었다.

나 또한 그 그림같은 풍경을 눈이 시리도록 구경했다.

녀석들에겐 이제 일상이 된 풍경.

그 풍경을 떼어내 몇 장 여기에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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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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