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결투
황야의 결투가 시작되었다.
황량한 겨울 텃밭에서 외출이네 삼색이와 턱시도 녀석이
‘싸움의 고수’를 가리기 위한
결투를 벌이고 있다.
턱시도 녀석이 목을 물려고 하면
삼색이 녀석은 재빨리 앞발로 얼굴을 가격한다.
엎치락뒤치락 물고 물리는 접전이다.
막상막하 쫓고 쫓기는 난투극이다.
한참 싸움 구경에 빠져 나는 카메라도 없이 싸움의 전반전을 구경하고
뒤늦게 카메라를 들고 나왔을 때는
이미 녀석들의 경기가 후반전을 지나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아직도 싸움의 고수는 가려지지 않았다.
선제공격은 주로 턱시도 녀석이 주도했지만,
유효타는 도리어 삼색이가 많았다.
싸움의 형세는 턱시도가 공격하면 삼색이가 맞받아치는 형국이다.
세탁소 쪽으로 줄행랑을 놓기 시작한다.
삼색이는 추격의 끈을 놓지 않고 바짝 뒤쫓는다.
이제 싸움터는 세탁소 앞으로 옮겨졌다.
잠시 휴식을 취하자고, 삼색이가 그루밍을 하는 동안
턱시도가 삼색이의 방심한 틈을 노리고 뒤에서 꼬리를 내려친다.
다시금 두 녀석은 시멘트 바닥에 뒤엉켜
이리 뒹굴고 저리 나동그라진다.
너무 오래 달리고 넘어지고 엎치고 덮치느라 힘들었는지
두 녀석은 기진맥진 바닥에 널브러져 숨을 고른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서로의 얼굴을 핥고,
먹이통에 남은 먹이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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