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배추밭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나
배추밭은 울고 있다.
김장철도 훨씬 지나 갈아엎지도 못한 배추밭은 울고 있다.
어떤 집은 지난 해 3분의 1 가격에 밭떼기를 하고,
어떤 집은 생산비도 건지지 못해 갈아엎고,
어떤 집은 갈아엎을 여력도 없어 그냥 두었다.
그냥 놔둔 배추밭은 서리 맞고 눈 맞고 몇 차례 얼었다 녹아서
저렇게 서리눈물을 흘리고 있다.
비료값은 엄청 올랐는데, 배추값은 똥값이고,
생산비는 커녕 인건비도 못건질 판에 에라 모르겠다 냅둬라
배추가 얼기 전에 내가 뒈질 판이니
어쩔 수 없이 하는 수 없이 저렇게 그냥 묵은떼기로 냅둔 것이다.
올해 배추 농가는 본전치기했으면 잘한 것이라고 하는데,
손해도 어지간히 손해면 그냥저냥 살아보겠는데,
저것을 팔아서 작은 아덜 등록금도 해야 쓰겄는데,
뭔 등록금은 1년 농사 다 지어도 감당할 수 없을맨키로 올랐는데,
농촌은 만날 죽어라 죽어라 하고,
나랏님은 무신 4대강 정비에 돈지랄을 해댄다고 난린데...
그 돈이면 우리 농민덜 눈물값은 하겄고만...
이래저래 사는 게 낙도 없고, 흥도 없으니
저렇게 널부러진 배추밭이나 보면서 이렇게 뻑뻑 담배나 피워제낄 수밖에....
*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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