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다정해, 길고양이 남매
길고양이 얌이와 멍이는
남매로 태어나 이제 5개월을 살았다.
어미냥으로부터 독립을 한 지는 겨우 한달 정도.
남매 냥이는 어디를 가든 붙어다니는 경향이 있다.
불닭집 먹이동냥을 갈 때도
윗동네 먹이사냥을 갈 때도
녀석들은 언제나 붙어다닌다.
"토닥토닥" 오빠인 멍이가 동생 얌이의 목덜미를 토닥여주고 있다.
이 녀석들 잠을 잘 때도 연립주택 눈썹지붕에 올라 나란히 붙어서 잔다.
서열이 앞서는 멍이는 조용하고 신중한 편이지만,
동생인 얌이는 활발하고 사회성이 좋아(?)
가끔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출행동을 서슴지 않는 장난꾸러기다.
"오빠? 왜 그랴 동상!" 매일같이 붙어다니면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둘은 입을 맞추고, 서로가 서로를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어미냥이 떠나면서
얌이는 이제 오빠인 멍이에게 어리광도 부리고 애교도 떤다.
멍이는 그런 얌이를 다 받아주는 든든한 오빠다.
"야야! 밀지마! 우리 너무 친한 거 아냐?" 주로 얌이가 멍이에게 들이댄다.
가끔씩 내가 산책을 나가 녀석들을 만나면
녀석들은 눈썹지붕에서 잠을 자다가 깨어
다정함이 지나친 행동을 내게 보여주곤 한다.
"거좀 카메라 좀 치웁시다! 우리한테도 뭐 프라이뭐시기가 있는데..." 주로 얌이는 들이밀고, 멍이가 얌이를 안아주는 편이다.
마치 그것은 애인이나 부부를 의심케 할 정도로
다정함이 심해서
닭살이 돋을 때도 있다.
"아, 으윽! 넘 세게 끌어안는 거 아냐?" "고양이적으루다 넘 들이대는 거 아냐?" 보고 있으면 닭살이 돋을 정도로 사이가 좋다.
얌이는 그렇게 멍이에게 의지하고,
멍이는 그렇게 얌이을 보살피며
둘은 하루하루의 힘겨운 길고양이 생활을 버텨내고 있다.
"야야, 머리 좀 치워봐!" "다리도 좀...." 얌이와 멍이, 이렇게 논다.
하긴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는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가 힘든 법이다.
그래서 오늘도 얌이는 멍이에게 몸을 맡기고,
멍이는 그런 얌이의 어깨를 다정하게 토닥여준다.
이렇게 오늘도 얌이와 멍이는 또 하루를 살았다.
토닥토닥,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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