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맛에 푹 빠진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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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좋아하는 감자 레시피?

 

전원고양이들이 요즘 감자맛에 푹 빠졌다.

그것도 장마 전후에 캔 싱싱한 햇감자다.

얼마 전 전원주택에 들렀을 때다.

할머니는 매주 사료를 배달해주는 나에게

오는 날마다 무언가를 하나씩 대접하곤 했는데,

마침 그날의 메뉴가 감자였다.

 

"와 감자다! 완전 맛있어! 완전 맛있어!"

 

캔 지 며칠 안되는 햇감자라고 했다.

할머니가 들마루에 감자를 내놓자

입맛을 다신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여기저기서 고양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내가 감자를 한입씩 물 때마다

고양이들은 아쉬운 듯 침을 꼴깍 삼켰다.

 

"역시 감자는 할머니표 햇감자"

 

특히 산둥이와 호순이는 감자 좀 나눠달라며

바로 앞에서 냐앙냐앙거렸다.

고양이가 설마 감자를 먹을까,

의심반 호기심반으로 먹던 감자를 약간 베어내 호순이에게 내밀었다.

그런데 이 녀석 게눈감추듯 그것을 한 입에 삼겨버리는 게 아닌가.

그 옆에 있던 산둥이에게도 손바닥에 감자를 올려놓고 내밀자

곧바로 냠냠 쩝쩝 하면서 맛있게 먹어치웠다.

 

감자 좋아하세요? 가끔은 고양이한테 양보하세요.

 

뒤에 서 있던 할머니는

“이 녀석들 보게! 감자는 한번도 안먹어 봤는데, 저렇게 잘 먹네.”

하더니 집안으로 들어갔다.

할머니가 들어가 있는 동안 산둥이와 호순이에게 나는

감자를 통째로 하나씩은 건네준 것같다.

뒤늦게 꼬맹이와 꼬맹이의 새끼들이 들마루 아래서

우리도 한입 달라며 냥냥거렸다.

결국 나는 남아 있는 한 개의 감자를 잘게 잘라 던져주었다.

새끼들은 감자 조각에 거의 아귀다툼을 벌였다.

 

마지막 한 조각까지...

 

고양이가 원래 저렇게 감자를 좋아하나?

그 의문은 잠시 후에 풀렸다.

집안에 들어간 할머니가 다시 한 그릇 가득하게

감자를 내왔다.

그 새 할머니는 고양이를 먹이려고 따로 요리를 한 모양이다.

그것을 조각조각 잘라서 프라이팬에 내려놓자

마당에 있던 고양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감자를 달라, 시위중(위). 감자 대신 멸치 간식을 먹고 있는 고양이들(아래).

 

감자 구경도 못해봤을 아기고양이들조차 그렇게 억척스럽게 잘 먹을 수가 없었다.

프라이팬의 감자 한 그릇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

그런데 딱 한 마리만 관심이 없었다.

고래였다.

고래는 산둥이와 호순이에게 감자를 먹일 때에도

내가 몇 번이나 권했지만

입에도 대지 않았다.

그러더니 이번에도 감자가 담긴 프라이팬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난 옥수수도 좋아하는데..."

 

보아하니 전원고양이 중에 고래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고양이가 감자를 좋아했다.

거의 사료 이상으로 열렬한 반응이었다.

고양이의 열광적인 감자 파티!

 

* 고양이가 좋아하는 감자 요리법: 프라이팬에 휘휘 기름을 두른 다음, 감자를 깍뚜기처럼 잘라 넣고 볶아낸다. 찐감자나 구운 감자보다 더 호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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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And Comment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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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부처님같으신 전원주택할머님 2011.08.05 12:37 address edit & del reply

    화초하고 동물은 주인손에 따라 달라진다더니
    전원주택 양이들, 온몸에 할머님의 사랑이 자르르 흐르네요.

    이네들을 보고 있노라니 애기들과 생이별을 하고
    마음이 아파있을 삼월이가,
    어미와 떨어져 낯설고 무선 곳에서
    두려움과 엄마 보곺음에 울부짖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가냥이들 생각이 나서 가슴이 먹먹해지며 목이 메어 옵니다 .

    달리 님, 어련하시겠습니다만요, 삼월이 한테 자주 좀 가주세요.
    제가 있는 곳은 너무 먼 충청도라....ㅠㅠㅠㅠ


    달리님과 전원주택할머님같으신 사람들만 사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분들이 계시는 세상이야말로 지상의 낙원일텐데.

    이기적이고 가혹한 인간들...

    고양이들, 의외로 감자 , 고구마 참 잘 먹어요.
    저도 자주 주고 있답니다.

    감자나 고구마 줄 때,
    반드시 물을 옆에 놓아주어야 한답니다.
    자칫 목이 메어 체하거나 질식을 할 염려가 있어요.^^

    감자 고구마를 먹기 좋게 잘라서
    물이나 우유에 적셔 놓아주면
    퍽퍽하지 않아서 고양이가 먹기 좋답니다.

  3. 또웅이 2011.08.05 12:49 address edit & del reply

    전원고양이들은 계란후라이도 잘먹고 어묵도 잘먹고 감자도 잘먹고...뭐든 잘먹는것 같아 참 보기좋습니다. 무럭무럭 잘자라야지요...^___^

  4. 블루냥이 2011.08.05 12:53 address edit & del reply

    삼월이 아기냥이 때문에 맘이 우울했는데
    전원주택 고양이들 덕에 잠시 속상함을 잊어버립니다

    냥이들이 감자, 빵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저희집 냥이는 빵사오면 자기가 봉투 뒤져서 하나 물고 냅다 도망갑니다
    금방 잡힐거 알면서도 손바닥만한 빵을 봉투째 입에물고 도망가는거 보면
    너무 귀여워 그냥 놔둡니다..

    감자보다 더 좋아하는것도 있던데...ㅎㅎ
    단호박 쪄놓으니까 너무 좋아해요
    감자하고 호박 같이 쪘는데 단호박을 더 좋아하더라구요
    쩝쩝 소리내면서 먹는거 보면 너무 이뻐요

  5. 오기 2011.08.05 13:15 address edit & del reply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을 쥐락 펴락하는 구름님의 글과 사진 그리고 고양이들
    즤집 첫찌는 캔+사료 외에는 쳐다도 안보는데
    둘찌는 거의 모든 음식에 호기심과 입맛을 다신답니다...고양이 다 달려들어도 고래는 관심이 없군요
    아구 맛이쪄 하는 소리가 음성지원되네요...
    냥이들 먹을땐 얼마나 맛난게 먹는지
    할머님의 마음 때문에 푸근해지는 금요일이네요

  6. 새벽이언니 2011.08.05 13:41 address edit & del reply

    감자를 좋아하는군요!!
    새벽이 녀석에게도 줘야겠어요

  7. Favicon of http://www.think-tank.co.kr BlogIcon Seen 2011.08.05 14:12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들이 이렇게 감자를 좋아하다니..
    저희 집에 지금 감자가 넘쳐나는데
    길고양이들 보면 찐 감자 조금씩 줘봐야겠네요 ^^

  8. 미유맘 2011.08.05 14:39 address edit & del reply

    저두 삼월이 때문에 가슴이 아팠었는데,,
    전원냥이들 때문에 엄마미소 한 번 지어봅니다^^

  9. 고양이의꿈 2011.08.05 15:07 address edit & del reply

    감자 찐 다음에 후라이팬에 지긋~~이 뉴슈가 살짝 넣고 눌려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고양이들이 맛을 아는구먼 ㅎㅎ

  10. 2011.08.05 17:4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EHRGEIZ 2011.08.05 18:30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렇게 식성이 좋은 냥이들 보면 부럽기만 합니다.
    이건 뭐 고급 사료도 끼적끼적. 캔도 먹다 남기고 멸치는 똥 빼고 먹고 우유는 건드리지도 않고...ㅠㅠ
    좋아하는건 어린 귀리잎같은 캣닢류의 풀들밖에 없네요. 사료통에 사료가 떨어지지 않게 항상 그득히 담아놔도 도대체가 줄지를 않아요. 운동을 시키면 식욕이 돌것 같기는 한데 심각한 겁쟁이라 그것도 여의치 않으니 가망이 없습니다.

    • 그래도 2011.08.06 08:17 address edit & del

      ㅎㅎㅎ 편식도 고양이의 개성이거니.. 하며,
      편식한다고 미워 마시고 그래도 많이 많이 사랑해 주세요.
      이 세상 양이들은 모두 이뻐요. 모두 사랑스러워요.

  12. nameh 2011.08.05 22:14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 감자먹는 냥이들이라니..^^

  13. Favicon of http://in1q83.blog.me/ BlogIcon 김묘술 2011.08.05 22:19 address edit & del reply

    하하 우리냐옹이도 가끔 감자를 먹길래 신기하다 했는데 먹는 녀석들이 많군요
    옥수수는...다 먹고난 옥수수대만 핥아먹어요. x-)

  14. 2011.08.05 22:3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5. 페라 2011.08.05 22:55 address edit & del reply

    삼월이와 아가들 생각에 맘이 넘 아픈데 전원주택 할머님이 단비가 되어주시네요. 할머니! 정말 고맙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그곳에 계셔 주세요.

  16. 아쿠아핑 2011.08.05 23:43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가 좋아하는 감자 요리법 ㅋㅋㅋㅋ 감자튀김이네요 ㅋㅋㅋ. 집에서 만든 "올게닉" 프렌치 프라이 ㅋㅋㅋㅋㅋ 저래 만들면 좋아하지않을 사람, 고양이가 없을거에요. 쩝 소금만 뿌려먹으면 딱이겠네요 ㅋㅋ ^^

  17. Favicon of http://egrim.tistory.com BlogIcon 이그림 2011.08.06 01: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얼래.. 애들이 감자를 다 먹네요.. 오홋 몰랐어요.
    고양이 감자 조리법까지 ㅎ

    고양이 음식 조리법을 모아서 작은 책으로 만드는 것도 잼있을거 같아요..
    감자파티를 하는데 편식을 하는 애도 있네..
    고래야 감자 마이 먹어야 기운나지~~

  18. 랭이맘 2011.08.06 11:31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 랭이는 감자하고 식빵을 좋아해요.
    지금은 나이가 많아져서 시큰둥하지만,
    찐감자 달라고 어찌나 냥냥 거리는지, 절대 혼자 못먹었어요.

  19. 달콤비 2011.08.09 13:21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가 감자를 좋아한다니 진짜 신기하네요. 길냥이들도 나름 입맛이 까탈스럽던데... ㅎㅎ

  20. Favicon of http://vellong.naver.com BlogIcon pang 2011.08.18 23:42 address edit & del reply

    2일째된 냥이가 감자를 넘 잘먹어서 검색하다 들렸내요...

    궁금해서 찾다보니 여기까지왔어요~

    좋은 자료 많이보고 갑니다~

  21. 참치 2012.06.22 16:43 address edit & del reply

    기름에 두른 걸 먹여도 괜찮은건가요?
    감자도 안되는줄 알았는데 새로운데요 ㅎㅎ
    정말 기름도 괜찮나요?

    • 보리 2013.10.04 10:30 address edit & del

      과식만 안한다면 감자나 고구마, 호박같은건 삶아서 먹여도 된다고 알고있어요 :)
      보리가 오븐에 구운 감자를 넘 좋아라 해서 가끔 먹이곤 하거든요
      기름은 먹이면 안되는 리스트에 있던데 볶아도 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