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세상을 보는 눈
고양이 한 마리 지붕 위에 난 구멍 속에서
바깥 세상을 내다봅니다.
가만이 두려움과 걱정이 뒤섞인 눈빛으로
끝날 것같지 않은 겨울을 내다봅니다.
"이 지긋지긋한 겨울은 언제쯤 끝날까요?"
묘생의 첫 겨울은 혹독했습니다.
2마리의 동생이 고양이별로 돌아갔고,
여전히 바깥 세상은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어 있습니다.
언제쯤 저 얼어붙은 땅이 풀리고,
그 땅에서 기적처럼 새싹이 돋아날까요.
그런 날이 오기는 올까요?
"봄이 오면 살림살이 좀 나아질까요?"
언젠가 엄마 고양이는 말했죠.
고양이를 위한 겨울은 없다고.
고통을 참아낸 고양이만이 봄을 보는 거라고.
하지만 그 숱한 고통을 참아도 봄은 여전히 보이지 않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고통을 건너야
봄이 오는 걸까요?
고양이 한 마리 부질없이 오지도 않은 봄을 내다봅니다.
기다림에 지친 구멍의 날들 속에서.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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