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 건축의 백미, 병산서원
안동에 간 이상 서원 건축의 백미라 불리는
병산서원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산이 병풍을 두른 듯 아름답다고 병산인 이 곳에
병산서원은 자연을 해치지 않고
자연 속에 들어앉아 있다.
동서로 길게 놓인 만대루에 서면
병풍을 이룬 절벽과 산자락을 휘도는 강줄기가 한눈에 펼쳐진다.
서애 유성룡의 위패를 모신 이 곳에서는
해마다 하회마을에서 향사를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그 건축의 짜임새와 아름다움은 말로 다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냥 놓치고 마는 풍경이 하나 있다.
달팽이형 통시가 바로 그것이다.
흙과 돌로 달팽이 모양처럼 죽담을 비틀어 쌓은 이 뒷간은
과거 머슴 뒷간이자 서민의 통시였다.
따로 문을 달지 않았지만, 휘휘 똬리를 튼 모양이어서
안에 볼일을 보고 있어도 밖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런 옛 서민의 자취가 서린 살가운 풍경은
이제 그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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