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뒷골목 명물 포장마차 고양이

|

양평 뒷골목 명물 포장마차 고양이

 

양평 뒷골목에는 명물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일명 포장마차 고양이, 턱시도 녀석이다.
이 녀석 근처에 사는 사람치고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녀석은 포장마차가 문을 열면
어디선가 슬금슬금 나타나
포장마차 앞에서 손님을 기다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손님이 인심 좋게 나눠주는 어묵이며, 닭꼬치, 순대 등을 얻어먹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손님은 고양이에게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이곳에서 음식을 먹고 가지만,
더러 인정 많은 사람들은 녀석에게
어묵을 한입 떼어주고, 순대나 닭꼬치도 하나씩 던져주곤 한다.
심지어 떡볶이 떡이나 호떡을 던져주기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녀석은 이곳에 오면 먹을 것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손님이 녀석을 긍휼히 여기는 것은 아니어서
더러는 해코지를 하려는 손님들도 더러 있다.
발을 굴러 고양이를 쫓아내는 것은 얌전한 축이며
도로에서 돌멩이를 집어던지는 사람도 있긴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녀석에게 호의적인 사람이 더 많아서
녀석은 여전히 이 포장마차를 찾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 동네도 아닌 이 골목을 지나치다
녀석을 본 게 이번이 두 번째다.
궁금하던 차에 나는 포장마차 주인에게 녀석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녀석 여기에는 자주 오나요?”
“아휴 그럼요 툭하면 요 앞에 앉아 있어요.”
“혹시 먹을 것도 주시나요?”
“아뇨. 여기 사람들이 싫어해요. 그래서 나는 안주고... 손님이 주는 것은 눈 감아주고 있어요.”
“다른 고양이는 안 오나요?”
“누런 녀석이 하나 더 오는데, 오늘은 안보이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손님이 주는 것은 눈감아 준다는 말에
나는 500원을 주고 어묵을 하나 샀다.
그것을 차밑에 던져주자
녀석은 그 자리에서 한두 입 맛보고는
입안 가득 물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아마도 새끼가 있는 것같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끼들에게 먹이려고 녀석은 그것을 통째로 물고 간 것이다.
“녀석이 만날 여기 앉아 있으니까, 이 동네 사람들은 다 알죠 뭐.”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먹이 주지 말라고 자꾸 말하지만,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끔 일부러 이곳에 들러
어묵을 먹다가 슬쩍슬쩍 녀석에게 던져준다는 것이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길고양이 보고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이 발라당 배틀  (31) 2010.11.12
고양이를 찾아라 2  (24) 2010.11.11
고양이 감나무엔 왜 올라갔을까  (15) 2010.11.10
커피 한잔 하실야옹?  (43) 2010.11.09
길고양이 화이트홀  (13) 2010.11.08
심심한데 우리 뽀뽀나 할까  (17) 2010.11.04
우리 아기 첫외출, 놀다 가라는 고양이  (33) 2010.11.03
길고양이 귓속말  (32) 2010.11.02
길고양이 길의 미식가  (5) 2010.11.01
배꼽 잡는 길고양이 숨바꼭질  (15) 2010.10.31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