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양이 처음이야
꽤 오랫동안 길고양이를 관찰해 왔지만,
이런 고양이는 처음이다.
몸은 흰냥이, 꼬리는 노랑이인 고양이!
유전적으로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조합이지만,
실제로 그런 고양이가 있다는 것은 나도 처음 알았다.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노랑꼬리 흰냥이. 온몸이 새하얀 흰둥이 녀석인데, 꼬리만 노랑이 꼬리를 가졌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을 여행할 때였다.
메콩강변길을 따라 거닐고 있는데,
어떤 집앞에 눈이 부시도록 새하얀 고양이가 한 마리 앉아 있었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온몸이 하얀 고양이는 본 적이 있는 터였다.
그런데 녀석이 몸을 일으켜 집으로 들어가는데,
어, 이것봐라! 꼬리는 노랑이 꼬리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노랑꼬리 흰냥이가 집안 출입구를 서성거리고 있다.
세상에 별 고양이 다 있다고 하지만,
이런 고양이는 정말 처음이었다.
노랑이 꼬리를 가진 흰냥이라니!
나는 그 모습이 신기해 한참이나 녀석을 구경하였다.
녀석은 집안으로 들어가더니
거실의 구석구석을 탐사하고 다녔다.
라오스에서는 어디를 가나 그러하지만,
이곳의 고양이들은 거의 대부분 집과 바깥을 자유자재로 출입하는 외출고양이들이다.
라오스의 고양이들은 대부분 집냥이이면서 길냥이로 집과 거리를 자유자재로 출입한다.
집냥이이면서 길냥이이고,
길냥이인 동시에 집냥이인 셈이다.
어쨌든 녀석은 거실을 한 바퀴 휘 둘러보더니
다시 바깥으로 나와 계단에 앉아 있었다.
계단에 앉은 녀석의 몸에 햇살이 비치자
녀석의 몸은 마치 설원처럼 새하얗게 반짝이고 빛이 났다.
집안으로 들어가 거실 탐색을 하고 있는 노랑꼬리 흰냥이.
그런데 이튿날 이 고양이가다른 집 마당의 야외탁자 위에 앉아 있는 걸 보았다.
어제 보았던 그 집과 오늘 만난 집은 수백 미터나 떨어져 있었다.
두 녀석이 쌍둥이 고양이인지
같은 고양이인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꼬리만 노랑이인 것으로 보아
어제 그 녀석이 틀림없어 보인다.
아무튼 어제와 오늘은 신기한 구경을 했고,
어쩐지 행운이 생길 것같은 생각이 든다.
* 라오스의 고양이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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