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산 로드: 다국적 여행자의 베이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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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 로드: 다국적 여행자베이스캠프



배낭을 맨 여행자가 카오산 로드로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금 이 순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고 있는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 있다면,

방콕의 카오산 로드다.

여행이 시작되고, 여행이 끝나는 곳.

다국적 여행자에겐 여행 터미널이고, 베이스캠프이며,

히피와 집시들에겐 일탈과 환락의 해피로드로 통하는 곳.



곧 소나기라도 한바탕 뿌릴 것같은 먹구름 가득한 하늘과 카오산의 메인로드.


젊음과 열기와 낭만과 여유와 환락과 일탈이

적당히 뒤섞이고 버무려진 곳.

카오산 로드에서는 마치 모든 사람들이 다함께 여행하고 있는 느낌이다.

모두가 여행자이거나 보헤미안이고, 히피와 집시라는 생각이 든다.



오렌지빛으로 장식한 카오산 메인로드의 한 카페.


카오산의 수많은 여행자도 떠나기 전에는

우리처럼 평범하게 출근하고 노동하고 퇴근하던 사람들이었다.

우리와 다를 바 없이 공부하고 애 키우고

잠깐씩 친구도 만나 수다 떨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떠나는 순간 여행자가 되었고,

카오산에서 자유인이 되었다.



오후 2시 무렵의 카오산 로드(위). 카오산 로드는 오후 4시가 넘어야 붐비기 시작한다. 방콕에서는 하루 한 차례 스콜성 비가 내리지만, 카오산 로드의 여행자는 비가 와도 멈추지 않는다(아래).


여행이란 더 이상 한가한 한량이나

부유한 계급의 특권이 아니다.

여행은 이제 일상이고, 실천이며, 수행이고 돌아봄이다.

실현 가능한 로망이고, 언제든 복귀 가능한 일탈이다.

거긴 너무 위험해, 거긴 너무 멀고

거긴 너무 힘들어, 라고 미리부터 핑계 대기 시작하면

여행은 점점 어려운 불가능의 문제로 남게 된다.

처음부터 망설이게 되면, 망설이다가 끝나고 만다.


인도풍 가방을 파는 소녀(위)와 태국 전통복장을 한 나무두꺼비를 파는 소녀들(아래).


그러므로 여행은 만사 제쳐두고 떠나는 것이다.

일단 저지르고 보는 것이다.

될 대로 되라지, ‘내’가 없어도 회사는 잘만 돌아가고

‘내’가 없어도 대한민국은 끄떡도 없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여행은 평생처럼 순간을 사는 일이다.

짧지만 눈부신 순간을.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의 수많은 여행자들이

어딘가로 떠나서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다.

단지 ‘나’는 그 수많은 여행자 중 한 명일 뿐이다.



카오산 로드의 노천 미용실. 이곳에서 레게 머리는 공식 헤어 패션이라 할만큼 인기가 있다.


반드시 카오산 로드일 필요는 없지만,

방콕에 온 이상 카오산 로드를 보지 않고는

여행을 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늘날 카오산 로드는 동남아 여행의 입구이고 출구이며,

전세계 여행자 거리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다.



오렌지 쉐이크를 앞에 두고 노천 카페에 앉아 무려 4시간 동안 지나가는 사람 구경을 했다.


무엇이 카오산 로드를 이토록 유명하게 만들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오래 전부터 방콕이 아시아 문화권의 교류점인

인도차이나 반도의 교두보에 위치해 있었고,

그 방콕의 구시가 한 켠에, 그것도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이 인접한 곳에

카오산 로드가 자리해 있다는 설명만으로는

오늘날 카오산 로드의 유명세를 다 설명하지 못한다.

1980년대 방콕에서 열린 축제에 몰려든 여행자들이

처음 카오산 로드로 몰려들었다는 기원 또한 충분한 설명이 아니다.



카오산 로드의 밤. 입구의 선셋 스트리트 간판에 불이 환하게 켜졌다. 본격적인 카오산 로드의 열정과 광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카오산 로드에는 수많은 여행사와 게스트 하우스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여기에서는 전세계로 가는 항공 티켓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여장을 풀며 또다른 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다.

길가에 늘어선 가게들 또한 여행자들을 위한 가게로 넘쳐난다.

배낭을 비롯한 무수한 여행용품을 사고 파는 가게에서부터

옷가게, 기념품과 장신구 가게, 중고 책가게, 음식점과 술집, 수많은 노점상들까지.

그야말로 필요없는 것까지 다 있다.


카오산 로드 기념품 가게의 장식용 촛대와 향초.


여행자는 카오산 로드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미얀마나 라오스로 가는 항공권을 구하거나

낡은 배낭을 교체하고

침낭을 팔아서 반팔 티셔츠와 샌들을 구입하고

영어로 된 낡은 론리 플래닛 티벳책을 사거나

페루에서 방금 도착한 배낭 여행자를 만나 남미 이야기를 듣거나

6개월이나 카오산 로드에서 장기 체류하는

베테랑 여행자에게 카오산의 야사를 전해들을 수도 있다.



카오산의 길거리에서 흔하게 파는 장신구들.


카오산에는 다국적 여행자들만 넘쳐나는 것이 아니다.

히피와 장사치들, 술집 삐끼와 레이디보이(여성적 남성)까지

수많은 인종과 직업과 패션과 열정과 자유와 개성

넘치고 북적거리는 곳이 바로 카오산 로드다.


길거리 헌 책방. 해리포터 시리즈부터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카오산에서 해야 할 일>

  0. 무엇을 해보겠다는 신념을 버린다.

  1. 싱하이 맥주를 마시며 노천카페에 왼종일 죽치고 앉아 사람구경한다.

  2. 길거리표 20바트(600원) 팟타이(볶음국수)를 먹는다.

  3. 파파야 한 봉지와 코코넛 쉐이크를 마신다.

  4. 옷가게에서 350바트 천가방을 200바트(6000원)로 흥정해 산다.

  5. 레게머리나 타투가 겁나면 길거리 타이 마사지라도 받는다.

  6. 이 모든 것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카오산 로드의 가장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은 20바트(600원)짜리 팟타이(볶음국수)다. 물론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약간 개량된 볶음국수다.


카오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헤어 패션은 단연 레게 머리다.

거리 곳곳에 자리한 좌판 미용실에는

쉴새없이 레게 머리를 원하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거리에는 타투나 헤나, 피어싱 좌판점도 흔하다.

어떤 사람들은 카오산에 온 기념으로 온몸에 타투를 새기고 돌아가기도 하며,

어떤 사람들은 보기에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끔찍한

뱀 문신이나 악어 문신을 새기기도 한다.

하지만 카오산에서는 이것 또한 열정과 개성의 분출일 따름이다.



카오산의 노천식당(위)과 길거리 옷가게들(아래).


카오산 거리 곳곳에는 팟타이를 파는

손수레 식당이 즐비하고,

열대과일과 꼬치를 파는 손수레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가짜 학생증과 위조 신분증을 만들어주는 노점상이 있는가 하면,

타이 마사지점과 세탁방,

은밀하게 마리화나를 파는 상인들까지 있다.



카오산의 메인로드에서 길을 건너 사원 뒤편으로 돌아가면 만날 수 있는 한인업소, 동대문. 홍익인간과 홍익여행사도 근처에 있다.


카오산 로드의 밤은 자정이 지나도 결코 열정이 식지 않는다.

오전에는 한가롭고,

오후 네시쯤부터 사람들이 쏟아져나와

새벽까지 일탈과 광란과 자유와 개성의 분출은 지속된다.

더러 환락과 욕망의 분출이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것이 카오산 로드의 열정과 매력에 상처를 입힐 정도는 아니다.



사원 뒤편에 자리한 뉴씨암2 게스트 하우스. 여행자들 사이에 인기가 있는 숙소다.


카오산 로드에는 한국에서 온 여행자를 위한

여행사(홍익여행사)와 식당(홍익인간), 주점(동대문),

게스트하우스(디디엠, 만남의 광장, 정글뉴스)도 얼마든지 있다.

한인 업소는 주로 사원 뒤편에 몰려 있는데,

한국의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모두 유명한 곳들이다.


사원 옆에 자리한 카페에는 대낮부터 사람들이 몰려든다.


TIP: 공항에서 버스(AE2번)로 1시간(택시 40분, 300B 정도). 타이 마사지 1시간 200B 안팎. 한인업소: 동대문 0-9242-1244(사원 옆길), 만남의 광장 0-2629-1715(방람푸 우체국 옆), 홍익인간 0-2282-4361(사원 뒤편), 정글뉴스 0-2282-3250(쌈쎈 골목). 숙소: 포 손스 하우스 0-2280-5910(사원 뒤편), 오 방콕 0-2281-4777(사원 뒤편), 뉴씨암2 0-2282-2795(사원 뒤편과 타논 파아팃 사이), 버디 로지(호텔) 0-2629-4477(카오산 주도로 옆). 술집으로는 버디 비어(버디 로지 내부)와 수지 펍, 몰리 바 등이 가장 유명하며, 레스토랑으로는 똠얌꿍 0-2629-2772(똠얌꿍을 비롯한 태국 음식 40~150B), 라니 레스토랑  0-2282-4072(태국 음식 40~100B), 실크 바 0-2281-9981(50~150B), 로띠 마따바 등이 있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Trackback 1 And Comment 4
  1.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08.04.03 17: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와..우물 안 개구리인 노을인 신기하기만 합니다.ㅎㅎㅎ

  2. 2008.04.03 18:2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2008.04.03 18:3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Favicon of http://www.ezina.co.kr BlogIcon ezina 2008.04.04 11:21 address edit & del reply

    여행에 관한 좋은 글과 사진들, 공감하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