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집 어떤가요?_집으로 변신한 보트 공장
벨기에의 헨트 인근 한적한 시골에
건축가이자 교수인 마크(Marc Belderbos, 53)의 집이 있다.
아내 리스와 다섯 명의 아이들이 함께 사는 이 집은
본래 보트 만드는 공장이었다.
그러니까 지금의 집은 한마디로 ‘조선소’를 개조해 만든 집이다.
폭은 10미터가 조금 넘고, 길이는 무려 60미터,
돔 모양으로 된 천정의 높이가 7미터에 이르는
이 집은 그 자체로 ‘집이라는 상식’을 파괴한 독특한 집이다.
아이들 놀이방이 있는 쪽으로 바라본 마크의 로프트 하우스.
건축가이면서도 마크는 건물을 짓기보다
이렇게 버려진 창고를 재활용,
새롭게 공간을 창출해 멋진 로프트 하우스를 만들어냈다.
마크의 아내 리스가 부엌에서 손님을 위해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다.
그의 집안으로 들어서면 우선 부엌에서부터 작업실까지 50미터가 넘는
긴 복도가 이어져 있다.
복도 끝, 그러니까 과거 보트 창고에서 배를 마무리하던 수로에서 가까운 장소에
널찍한 작업실이 들어서 있고,
저쪽 끝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이 들어서 있다.
아이들이 5명이나 되다보니,
놀이방은 작업실만큼이나 비중있게 만들어 놓았는데,
이곳에는 아이들의 모든 장난감부터 탁구대까지 모두 한 공간에 들어가 있다.
마크의 아들이 부엌에서 악기 연주를 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여기에 낸 창이다.
놀이방의 창은 삼각형과 역삼각형을 응용해 만들었는데,
절반 정도가 벽이고,
절반 정도는 창을 달아서 최대한 자연광이 실내를 비추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집에서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거실 겸 부엌이다.
조리대와 수납가구도 길게 놓여 있고,
식탁도 10여 명 이상이 둘러앉아도 될만큼 길고 크다.
거실에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아이들의 방과 침실과 욕실이 나온다.
아이들의 방과 침실공간은 둥근 천장의 모양을 그대로 살렸으며,
특별한 장식을 가미하지 않았다.
그가 굳이 집을 짓지 않고 버려지다시피한 보트 창고를 집으로 새롭게 만들어낸 데에는
건축가로서 남다른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집은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
있는 것을 부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만이 건축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건축가이면서도 버려진 창고를 즐겨 집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그가 이곳에 와서 새롭게 지은 것이라곤
숲속에 따로 아이들을 위해 만든 원두막만한 놀이집이 전부다.
만날 때려부수고 새로 크고 높은 빌딩을 지어서 집값이나 왕창 올리려는
우리나라의 건축현실을 생각해볼 때,
벨기에의 건축가 마크의 건축철학은 수십번 곱씹어 볼만하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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