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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25 고양이와 닭의 신경전 (15)
고양이와 닭의 신경전
우리 동네 교회 인근에는 3마리의 노랑이 가족이 산다.
새끼 노랑이 한 마리는 입이 언청이처럼 찢어진 장애묘이고,
어미 또한 코가 성치 않다.
이 녀석들 만난 지 약 열흘 정도 되었지만,
아직도 경계심이 심해 내가 근처에 나타나면 금세 도망을 간다.
그동안 네댓 번 사료를 주었는데,
녀석들은 여전히 경계심을 풀 기미가 없다.
며칠 전 새끼 노랑이 한 마리와 어미 노랑이를 교회 뒤편 닭장 앞에서 만났다.
새끼 노랑이가 먼저 닭장 앞에 나타나자
닭장 속의 닭들은 저희들끼리 꼭꼬거리면서
잔뜩 경계어린 눈빛을 쏘아붙였다.
새끼 노랑이는 새끼 노랑이대로 닭장 앞에서 닭들 눈치를 보면서
어미를 기다렸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닭들은 새끼 노랑이가 옆에 있을 때는
꼭꼬댁 꼭꼬 잘도 떠들어대더니
어미 노랑이가 나타나자 다들 닭장 깊숙이 들어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거였다.
같은 시각 또다른 노랑이 한 마리는
어린이집 뒤란에서 꽁꽁 언 어묵을 씹어먹고 있었다.
이 새끼 노랑이는 입이 언청이처럼 찢어진 장애묘인데,
어미 고양이마저 이 새끼 고양이는 별로 챙기지 않는 듯했다.
그래도 교회 앞 텃밭에 사료를 놓아두면
3마리의 노랑이 가족은 오순도순 둘러앉아 모처럼 단란한 식사시간을 갖는다.
사실 아직까지는 2마리의 새끼 고양이(중고양이가 거의 다 된)보다
약간 덩치가 큰 이 녀석이
어미고양이인지 아니면 보모냥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분명한 건 이 3마리의 노랑이가 한 가족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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