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의 플래시 귀신놀이
몽골에서 그것도 고비를 여행한다는 것은
때때로 스펙터클한 모험이지만,
때로는 심심함과 지루함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가도가도 초원이거나 사막이고,
가도가도 지평선이거나 푸른 하늘이다.
고비여행이야말로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고비에서의 플래시 귀신놀이.
나는 일곱명의 동행자와 지프차 두 대로 고비를 여행했는데,
우리는 매일같이 숙소에 도착해
우리들만의 놀이로 초원의 무료함을 달랬다.
그 첫 번째가 점프사진 찍기였고,
두 번째는 바로 플래시 귀신놀이와 플래시 글씨놀이였다.
살짝 흔들리고, 살짝 유치한 것이 때로는 재미있다.
누군가는 유치하긴... 하면서 혀를 끌끌 찰지 모르지만
이 유치한 놀이를 통해 우리는 더욱 즐겁고 유쾌했다.
플래시 귀신놀이는 플래시와 사람만 있으면 가능하다.
사람이 플래시를 들고 얼굴을 비추고 있고,
그것을 장노출로 찍으면 되는 것이다.
이때 공연히 삼각대를 세워 찍으려 하면 도리어 분위기가 안난다.
플래시로 네명이 쓴 'LOVE'
약간 흔들리고, 흐릿하고, 희미하게 플래시 불빛이 번져나가는 것이
플래시 귀신놀이에 더 어울린다.
하나의 플래시로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비춰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플래시 귀신놀이가 따분해지면
플래시 글씨놀이로 전환하면 된다.
플래시로 삐뚤빼뚤 쓴 '몽골'. 나름대로 마침표까지 찍었는데...
그냥 플래시로 글씨를 쓰고,
역시 그것을 장노출로 찍으면 되는 것이다.
사진에 나온 ‘LOVE'라는 글씨는 네 명이 한 글자씩 쓴 것이고,
'몽골'이란 글씨는 두명씩 짝을 지어
‘몽’과 ‘골’을 나눠서 쓴 것이다.
밤이면 별과 달밖에 보이지 않는 초원에서는
이런 유치한 놀이도 여행의 재미가 된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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