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대 고인돌 어디에 있나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대 고인돌 밀집지역으로 꼽히는 고창/화순/강화의 고인돌군은 지난 2002년 12월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세계에는 모두 6만여 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한반도에 분포하고 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도 가장 많은 고인돌이 고창과 화순, 강화도 등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 남한에서 북방식 고인돌로 가장 큰 것은 강화도 부근리 고인돌로, 덮개돌의 길이가 7.1m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학자들은 여수시 율촌면 산수리 신대 고인돌이 길이가 8.62m로, 국내 최대 북방식 고인돌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대 고인돌은 덮개돌과 받침돌의 형태가 온전치 못한 상태이다.
화순 대신리 고인돌. 화순에서는 이것이 동양 최대 고인돌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고창 운곡리 고인돌에 약간 못미친다.
이보다 더 큰 북방식 고인돌로는 북한의 황해남도 은율군 관산리 고인돌로써 그 길이가 무려 8.75m에 이른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이것이 세계 최대 고인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덮개돌이 없는 남방식 고인돌까지 포함하면 국내 최대 고인돌의 자리는 달라진다. 화순에서는 춘양면 대신리에 있는 고인돌이 동양 최대 고인돌이라 말하고 있다. 이 고인돌은 길이 7.3m, 폭 5m, 두께가 4m 정도이며 무게는 약 283톤에 이른다. 반면 고창에서는 아산면 운곡리에 있는 고인돌이 동양 최대의 고인돌이라고 말한다.
운곡리 야산에 있는 이 고인돌은 그 무게만도 300여 톤, 상석의 높이 5m, 가로 길이가 7m에 이른다. 길이로 보자면 화순 대신리 고인돌이 더 크고, 무게로 보자면 고창 운곡리 고인돌이 더 무거운 셈이다. 고창에서는 운곡리 고인돌 입구에 분명하게 <동양 최대의 고인돌>이라고 팻말을 세워 놓았다. 객관적 수치로 보아도 운곡리 고인돌이 대신리 고인돌보다 더 무거운 셈이므로, 동양 최대의 고인돌은 운곡리 고인돌이 맞다. 다만 고인돌의 모양만으로 보자면 화순의 대신리 고인돌이 훨씬 멋지고 잘 생겼다.
고창 운곡리에 있는 동양 최대 고인돌. 그 무게만도 300여 톤에 이른다.
어쨌든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고인돌 보유국가이며, 동양 최대의 고인돌을 가진 나라임에 분명하다. 이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관광 자원이기도 하다. 문제는 우리 스스로 고인돌의 가치를 외면해 왔다는데 있다. 영국에 있는 스톤헨지의 경우 한해 30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그에 견주어 국내 최대 고인돌 밀집지역인 고창을 비롯해 화순과 강화도의 고인돌군은 관광객 수로 보자면, 세계가 인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위상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더구나 고창의 운곡리에 동양 최대의 고인돌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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