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된 이슬: 쇠뜨기밭에서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요즘의 아침은 온 들판과 수목이 이슬에 뒤덮이곤 한다.
오늘 아침에는 인근의 들판으로 나갔다가
쇠뜨기밭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쇠뜨기의 가지가지마다 작고 앙증맞은 이슬이
촘촘하게 매달려 아침 햇살에 총총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너무 작고 너무 많아서
육안으로는 그저 물에 젖은 풍경에 불과했지만,
접사를 통해 그것을 들여다보자
거기에는 이슬의 예술,
예술이 된 이슬이 수없이 반짝이고 있었다.
저마다 햇살을 받은 이슬은
수없이 많은 보석방울처럼 보이기도 했고,
물방울에 갇힌 햇살이었다가
햇살을 튕겨내는 물방울이었다가
이슬은 사라지고 빛살만 남은 햇살방울이 되곤 했다.
수없이 많은 이슬과 잘게 부서져 내리는 햇살은
그렇게 서로 부딪치고 스며들고
만나고 헤어지고 얽히고설켜서
거대한 자연의 예술이 되었다.
나는 아침이슬에 옷 젖는줄도 모르고
쇠뜨기밭에 납작 엎드려 그것을 향해 수없이 셔터를 눌렀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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