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길고양이 이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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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길고양이 이력서


컨테이너 박스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길고양이 식구들.

지난 2007년 12월 초 집앞에서 만난 다섯 마리의 새끼 냥이와 어미 냥이와의 만남 이후로 처음 나는 길고양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때부터 나는 이따금 녀석들을 사진에 담았고, 이제는 녀석들 중 두세 마리 길고양이와는 꽤 친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랑이: 지난해 12월 5마리의 새끼 냥이를 낳은 어미 냥이. 보는 것만으로 재수가 좋다는 삼색냥이다. 나이는 2~3세로 추정되며, 지난 해 12월 새끼 냥이 보호를 위해 늘 곁에 있다가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영역을 옮겨 한달에 두세 번 정도 관찰될 뿐이다.

* 추냥이: 5마리 새끼 냥이 중 내가 가장 이뻐했던 냥이이며, 실제로도 가장 예쁜 코숏이라 할 수 있다. 눈밑에 두줄로 난 검은무늬가 특징. 그러나 지난 2월 설날 이후 두달째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영역을 이동했거나 사람에게 포획 또는 죽은 것으로 추정됨. 생존시 나이는 4개월.

* 점박이: 다섯 마리 냥이 중 가장 병약했던 젖소무늬 고양이. 태어난 지 1개월이 지나면서부터 보이지 않아 죽은 것으로 추정. 생존시 나이는 4개월.

* 퉁퉁이: 다섯 냥이 중 맏형으로 덩치도 가장 크고, 먹성도 가장 좋은 녀석으로 전형적인 코숏. 코끝이 탄듯한 검은 갈색무늬가 특징. 추냥이와 마찬가지로 지난 2월 설날 이후 두달째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영역 이동했거나 죽은 것으로 추정. 얼마 전 이 녀석으로 보이는 녀석을 멀리서 본적 있으나 확실치 않음. 생존시 나이는 4개월.

* 깜냥이: 다섯 냥이 중 꿋꿋하게 우리 집앞의 영역을 지키는 어설픈 젖소냥이. 세탁소에서 놓아주는 사료를 먹고 자라는 중. 나에게 1미터 정도까지 접근. 먹이를 주면 내 발밑까지 오는 정도의 친밀도가 있으나, 겁이 많고 경계심도 많음. 얼마 전 오른쪽 다리를 약간 다쳐 한쪽 다리를 들고다닌 적도 있으나, 요즘에는 그런대로 잘 걸어다니는 편. 나이는 4개월.

* 희봉이: 다섯 냥이 중 깜냥이와 함께 영역을 공유하고 있는 전형적인 고등어무늬 코숏. 세탁소에 의지해 산다. 나에게 가장 친밀도를 느끼는 녀석으로 내가 부르면 달려올 정도이고, 최근에는 심지어 내 무릎 위까지 올라온 적이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친밀도도 높아서 사람을 너무 안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다. 나이는 4개월.

* 모냥이: 집에서 약간 떨어진 치킨집 골목을 영역으로 살아가는 검은 무늬 회색 고양이. 코숏보다 다리가 긴 멋쟁이 고양이로써 희봉이 다음으로 나에 대한 친밀도가 높은 고양이. 얼마 전 <절름발이 길고양이의 하루>에서 절름발이를 공격하는 나쁜 냥이로 소개했으나, 치킨집 청년의 말을 들어보니, 이 녀석이 절름발이 고양이와는 형제지간이라고 한다. 나이는 5개월 정도.

* 동냥이: 치킨집 아래 버려진 놀이터를 영역으로 살아가는 주황색 고양이. 깜냥이와 희봉이와는 거의 형제처럼 친근한 연대감을 지닌 고양이. 툭하면 영역을 벗어나 세탁소 앞으로 먹이 동냥을 오는 관계로 ‘동냥이’란 이름을 붙였다. 나이는 7~8개월로 추정. 요즘 발정이 나서 아직 어린 녀석들에게까지 추근대고 있는 중임.

* 벽냥이: 동네 아래 연립주택 단지에서 살아가는 주황색 고양이. 허름한 담벼락에 뚫린 구멍에 녀석이 사는 둥지가 있어 벽냥이라고 함. 나이는 2~3세 정도로 추정.

* 점냥이: 요즘 부쩍 세탁소 앞에 자주 나타나는 검은 등 흰배 고양이. 코에 점이 하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언젠가 우리 집앞에 나타나 울기에 먹이를 한번 주었더니, 자주 우리 집앞에도 먹이 동냥을 온다. 나이는 1세 안팎으로 추정.

* 그밖의 고양이들


왕냥이.


우냥이.


산냥이.


코냥이.

* 그 밖의 고양이들: 동냥이와 비슷하게 생긴 주황색 고양이 우냥이를 가끔 초등학교 후문에서 볼 수 있고, 이 동네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왕고양이 왕냥이는 집앞 텃밭에서 가끔 해바라기를 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동네 뒷산인 가라뫼 공원에는 공원을 영역으로 살아가는 얼굴 일부를 제외한 온몸이 새까만 산냥이가 산다. 세탁소에 가끔 코가 벗겨진듯한 코냥이도 모습을 보이는데, 배가 불룩한 것이 아무래도 요즘 임신중인 모양이다. 우리 동네에서 약간 떨어진 일명 ‘고양이 하우스’에서는 온몸이 완전히 까만 깜장이가 살고 있다. 이 하우스에는 깜장이 말고도 다섯 마리의 고양이가 더 있다. 동네에서 약간 떨어진 도로를 건너가면 삼색 고양이 삼순이와 삼냥이를 볼 수 있다. 삼냥이는 삼순이가 낳은 새끼 고양이다.


깜장이.


삼냥이와 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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