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생이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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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생이란 이런

 


 

그야말로 요즘 덩달이가 개고생한다.
두 마리 강아지의 등쌀에 마당을 빠져나오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강아지는 좋다고 들붙는 거지만,
당하는 덩달이의 입장에서는 마냥 좋을 리만은 없다.
말 그대로 개 때문에 고생하는 덩달이.
개고생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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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몰래 또 어디를 가시려고...가서 못가게 잡아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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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개짜증 이럴 때 쓰는 말>을 통해 덩달이의 개짜증에 대해 소개한 바가 있다.
이번에는 개고생이다.
오늘도 덩달이는 마당 앞을 지나는 내 발자국 소리를 듣고
들마루 그늘에서의 낮잠도 마다하고
마당을 빠져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새 화단에서 놀던 두 마리의 강아지가
덩달이의 출타를 눈치채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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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씨...또냐... 그래 맘대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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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녀석은 부리나케 마당을 가로질러 마당을 빠져나오려는 덩달이에게 매달렸다.
덩달이가 혼자 나가는 꼴을 못보겠다는 듯
두 녀석은 필사적으로 덩달이를 붙잡았다.
한 녀석은 등에 올라타고
또 한 녀석은 얼굴을 부비며 덩달이의 앞길을 막았다.
덩달이는 이번에야말로 몰래 빠져나온다는 것을
딱 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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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증말...둘이 함께 올라타진 말라구...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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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새 강아지는 훨씬 더 커서
두 녀석의 무게에 덩달이는 허리가 휘청거릴 정도를 넘어
아예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덩달이가 주저앉자 두 녀석은 더욱 신이 나서
덩달이를 핥아대고 박치기를 하고 심지어 헤드락을 걸었다.
그야말로 덩달이가 개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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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뭥미? 아예 내 발을 밟는구나. 그 혀도 얼굴에서 치우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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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빠져나올 때마다 덩달이는 이렇게 신고식을 치른다.
점잖은 고양이 체면에 촐랑거리며 도망치듯 냅다 내달려 마당을 빠져나올 수도 없고,
우아하게 빠져나온다는 것이 번번이 이렇게
강아지에게 들켜서 봉변을 당하는 것이다.
이건 숫제 개짜증을 넘어 개고생인 것이다.
강아지들은 좀처럼 덩달이를 풀어줄 생각이 없다.
아예 앞길을 막아선 채 할 필요 없다는 그루밍을 과도하게 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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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겠다...자는 척 해야지..눈 꼭 감고...튈 준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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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없이 붙잡혀 개고생하는 덩달이.
적당히 눈치를 보며 빠져나갈 궁리를 하지만,
아예 두 녀석은 덩달이가 일어서는 것조차 방해하고 나선다.
한참을 그렇게 강아지에게 붙잡혀 개수난을 당하던 덩달이는
한가지 묘안을 생각해냈다.
엎드려 자는 척 하는 것이다.
덩달이가 잠시 엎드려 자는 체하자
두 녀석은 방심하고 살짝 거리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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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유, 간신히 빠져나왔네...헉헉! 꼬맹이들 안따라오죠?"

때는 이 때다 싶어 덩달이는 고양이의 체면도 던져버리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강아지에게 붙잡힌 지 20여 분만에 덩달이가 탈출에 성공했다.
마당을 벗어나 강아지가 뒤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덩달이는 속력을 줄여 다시 점잖은 고양이 모드로 돌아왔다.
하지만 20여 분이나 괴롭힘을 당하고
빠져나오느라고 꼬랑지가 빠져라 내달린 까닭에
덩달이는 거의 탈진 일보직전이었다.
연신 덩달이는 개처럼 혀를 쭉 내밀고 헉헉거렸다.
하긴 이런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한참이나 목마 노릇을 하다가
전력질주로 뛰쳐나왔으니
숨이 찰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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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헉헉... 아고 숨차라. 이게 뭔 개고생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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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달이는 한동안 그늘에 앉아 숨을 골랐다.
그러는 동안에도 덩달이의 고개는 자꾸만 마당 쪽으로 향했다.
혹시나 강아지가 따라오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다행히 강아지는 다시 화단으로 되돌아갔다.
개고생 끝에 찾아온 혼자만의 시간.
덩달이는 느긋하게 혼자만의 휴식을 즐겼다.
여전히 혀를 내밀고 헉헉거리면서...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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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woorinews.tistory.com BlogIcon 문화세상 2010.06.16 14:28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게 보고 갑니다.
    항상 고양이하고 강아지를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또 오겠습니다.

  3. 지나가다 2010.06.16 14:51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구 이뻐라~~~ 고양이 너무 착하네요~~ 사진보니까~~행복해요~

  4. Favicon of https://egrim.tistory.com BlogIcon 이그림 2010.06.16 15: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까지 개짜증이나 개고생이란 말을 사용해보지 않았는데
    오늘 제 입에서 개고생이란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원래 고양이들이 순하드라구요. 제가 본 고양이들은 죄다 순했어요. 덩달이도 완전 순둥이네요..

  5. 덩달이팬 2010.06.16 17:12 address edit & del reply

    미물도 자기보다 약자에게는 발톱을 들이대지않는군요.. 귀찮아할지언정.. 어쩜 저리도 신기할고.. 덩달이 니가 고생이 많다~~

  6. Favicon of https://leeve.tistory.com BlogIcon 리브Oh 2010.06.16 19: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덩달이 넘 착한데요.
    개짜증에 이어서 개고생도 넘 재밌네요.
    여름이라 더울텐데 혈기왕성한 강아지들한테 시달리느라 고생이 넘 많네요
    너무 귀여운 모습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7. Favicon of http://blog.daum.net/djwlfgus BlogIcon 옹달샘 2010.06.16 19:41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ㅎㅎㅎㅎ 봐도 봐도 사진 하나하나가 보석같이 반짝입니다..
    오늘 수시로 보게 돼네요..^^
    강아지들도 넘 이쁘고..덩달이 힘에 부쳐도 보모냥 노릇을 톡톡히 해주네요..
    싫어하는 게 아니네요..어점 저리 순하고 착할까..눈물나게 이쁩니다..

    달리님에게 헥헥 거리며 달려오는 모습도 ..숨차하는 모습도
    제눈에는 다 웃는 모습으로 보이는데요..아니 눈도 입도 행복해서 다 웃고 있네요..
    저도 계속 이녀석 보믄서 헤~하고 웃어요~!!!ㅋㅋㅋㅋㅋ

  8. 알럽냥냥 2010.06.16 21:41 address edit & del reply

    불쌍한 덩달이 ㅠㅠ ㅋㅋㅋ
    덩달이 너무 귀엽고 착하네요!!!

  9. 유스티나 2010.06.16 22:05 address edit & del reply

    덩달이~~~~~너무너무 착하고 예뻐요......^^ 저 강쥐 녀석들 이제 더 커지면 힘에 부칠텐데..걱정걱정.. 헥헥 대는 사진 보니 이 여름에 얼~마나 더울까 싶네요. 못말리는 녀석들이에요^^;;;;

  10. Favicon of https://hitest2016.tistory.com BlogIcon 디자이너스노트 2010.06.16 22: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진짜 왕왕 귀엽습니다. ㅠㅠ

  11. 화화 2010.06.16 22:50 address edit & del reply

    히히히~ 아이구 귀여워라~ 지난번 개짜증도 웃기고 귀엽고 사랑스러웠는데 이번에도 ㅎㅎ
    강아지들이 덩달이를 아주 좋아하네요 덩달이도 싫어하지 않는듯하고~ 애기들인걸 알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덩달이.. 참 뉘집 냥인지ㅎㅎ
    통.. 요새 덩달이 단짝 봉달이는 안보이네요;; 소식좀 전해주세효~~

  12. 삼당 2010.06.17 00:08 address edit & del reply

    덩달이도 강아지들도 너무 귀엽습니다.. 이들의 우정 계속되길 바래요^^

  13. 요즘 2010.06.17 03:25 address edit & del reply

    매일 같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마음이 흐뭇하고 기쁘네요~~ 저도 고양이 둘을 기르고 길냥이들 밥도 챙겨주지만
    주인장님만큼 고양이를 위해 뛰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정말 존경합니다..... 계속 좋은 사진 올려주세요~~

  14. 2010.06.17 09:49 address edit & del reply

    히야, 덩달이 정말 성격 좋네요!ㅋㅋ

  15. 녹색지붕 2010.06.17 16:29 address edit & del reply

    덩달이 복받을겨~~

  16. labluu 2010.06.17 17:28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와 개가 어울려 지내는 모습이 정말 천국같네요
    강아지가 있는곳도 덩달이가 지내는 곳인가요? 같은 주인인가요?
    앞으로 이들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ㅎㅎ

  17. 노랑이 2010.06.18 01:56 address edit & del reply

    이 곳 글 보게 되면서 고양이들이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사실 예전엔 측은한 마음은 있었지만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이제 냥이들이 너무 예쁘고 정이가네요~ 마을에 가서 주인공들을 만나고 싶어지네요^^

  18. 고양이 2010.06.18 11:33 address edit & del reply

    덩달이 정말 너그러운 고양이네요.... 성격 안좋은 애들은 바로 불꽃싸다구를 날렸을 상황...
    더운데 고생이 많구나. 덩달아...!

  19. 흰고앵이 2010.06.18 17:19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왠 개고생이래요 ㅎㅎㅎ 그래도 애기강아지라고 다 받아주네~ 좀 더 크면 얼마나더 시달릴까..

  20. 장홍석 2010.06.30 16:49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녀석이 어른 스럽네요.

    IQ 떨어지는 개 장난을 받아주고...카카카...그래도 개들이 고양이 좋아해서 다행입니다.

  21. 새순 2018.02.23 03:44 address edit & del reply

    강아지가 매우 귀엽습니다 근황도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