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즐기는 호젓한 낭만 해수욕장 Best 5
남북한을 통틀어 분포하는 3400여 개의 섬 가운데 남한에는 약 2900여 개(유인도 약 450여 개), 그 중 1900여 개가 서남해인 전남 해안(80%)에 집중돼 있으며, 경남에는 400여 개가 분포하고 있다. 전남 남해와 경남을 합쳐 우리나라 섬의 60% 정도가 남해안에 분포하고 있는 것이다. 섬이 많은 만큼 우리나라의 섬에는 호젓하고 낭만적인 해수욕장도 많다. 이들 해수욕장은 뭍에 비해 훨씬 깨끗하고, 훨씬 아름다우며, 훨씬 한적하지만 지리적으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단점은 섬에서 만나는 해수욕장의 운치와 낭만을 만나는 순간, 오히려 장점이 되고도 남는다. 그동안 내가 돌아다닌 50여 개의 섬 중에 가장 호젓하고 낭만적인 해수욕장 다섯 곳을 뽑아보았다.
여름에도 거의 사람을 찾을 수 없는 한적한 도초도(신안군)의 시목해수욕장 풍경.
1. 사랑이 이루어지는 하트해변, 비금도 하누넘
목포항에서 54킬로미터 떨어진 비금도에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세 군데 있다. 그 중에서도 염전지대가 있는 구림리에서 가까운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4킬로미터가 넘는 모래밭이 펼쳐져 있으며, 물깊이가 완만해 아이들도 마음놓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이 해수욕장 서쪽에는 원평 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있는데, 모래밭은 2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곳곳에 해당화가 피어 있고, 앞바다에 많은 섬들이 점점이 떠 있어 풍광이 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손꼽힌다.
드라마 <봄의 왈츠>에도 소개돼 화제가 되었던 일명 '하트해변'으로 불리는 비금도 하누넘 해수욕장.
내월리에 있는 하누넘(하느넘) 해수욕장은 비금도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는데, 해수욕장 주변에 펼쳐진 해안 절벽도 덤으로 구경할 수 있다.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도 알려진 하누넘은 해변의 생김이 하트를 닮았다고 일명 ‘하트해변’으로도 불린다. 일몰에 맞춰 연인이 하트 해변을 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도 있다.
2. 금사를 뿌려놓은 듯, 보길도 중리
보길도 서쪽 해안도로의 끝이 보옥리라면, 동쪽 해안도로의 끝은 백도리이고, 동남쪽 끝은 예송리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바위에 직접 글씨를 썼다는 '송시열 글쓴바위'가 있는 백도리를 가다보면, 연이어 두 개의 해수욕장을 만나게 된다. 통리 해수욕장과 중리 해수욕장이 그것이다. 두 해수욕장의 눈부신 풍경은 일몰이라야 제격이다.
금사를 뿌려놓은 듯 아름다운 보길도 중리해수욕장의 일몰 무렵 풍경.
일몰 무렵이면 두 해수욕장의 백사장과 바다는 정말 금빛을 뿌려놓은 듯 환상적인 빛깔을 띤다. 그 금빛 풍경 속에서 누군가 조개잡이라도 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영화의 한 장면이다. 두 해수욕장을 낀 통리에는 천막을 지붕에 씌워놓은 두 채의 초가집도 만날 수 있다. 한 채는 빈집이고, 또 한 채는 새로 지은 집 뒤에 헛간채로 남았다.
3. 섬 중에 가장 큰 해수욕장,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임자도는 섬 전체가 모래섬이다. 임자도 서쪽 해안에 펼쳐진 대광 해수욕장을 본다면, 왜 임자도가 모래섬인지 짐작할 수가 있다. 이 곳의 백사장 길이는 무려 12킬로미터, 물이 빠지면 300미터까지 모래밭이 드러난다. 섬에서 이렇게 드넓은 백사장은 어디에도 없다. 백사장 뒤편 모래언덕이 이어진 곰솔밭에는 지천으로 해당화가 피고 진다.
우리나라 섬 중에 가장 넓고 큰 백사장으로 알려진 임자도 대광해수욕장의 드넓은 백사장 풍경.
해변 너머로 펼쳐진 고깔섬 풍경도 비경이어서 외부에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이흑암리 쪽에는 은동 해수욕장과 용난굴 해수욕장도 있다. 땅도 해변도 모래가 많다 보니 임자도에서는 처녀가 시집갈 때까지 모래 한 말은 더 먹고 간다는 말이 있다.
4. 온통 달랑게밭이다, 관매도 해수욕장
관매도에는 현재 3개 마을에 200여 가구가 산다. 관매도 해수욕장을 낀 관매마을에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포구마을인 관호마을과 산자락을 낀 장산편이 그 뒤를 잇는다. 포구에서 관매마을로 가는 해변은 관매도 해수욕장이다. 여름에는 이 곳에 섬 치고는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해수욕장이긴 하지만, 사실 이 곳은 사시사철 달랑게가 점령한 달랑게밭이다. 모래밭에 작고 동그란 모래경단이 바로 녀석들이 유기물을 먹고 걸러낸 모래 알갱이들이다.
관매도 해수욕장은 사람들이 없을 때면 달랑게가 온통 점령하고 있어 달랑게의 천국으로도 불린다.
달랑게는 아주 예민한 편이어서 사람이 50미터 정도만 다가가도 금새 깊은 구멍 속으로 숨어버리곤 한다. 또한 경계심이 많아서 녀석들은 먹이 활동을 주로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시간에 한다. 해서 웬만해서는 녀석들을 가까이에서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결정적으로 녀석들의 단순함을 이용하면 바로 옆에서 녀석들의 움직임을 구경할 수가 있다. 관매도 해수욕장은 관매8경(나머지 7경은 차례로 방아섬, 돌묘와 꽁돌, 할미중드랭이굴, 하늘다리, 서들바굴 폭포, 다리여, 하늘담이다) 중 제1경이기도 하다.
5. 하태분교 아이들의 놀이터, 장부래 해수욕장
배 위에서 바라본 하태도는 전체적인 모양이 말발굽처럼 생겼다. 반도처럼 길게 뻗어나온 산자락은 나무가 드물어 마치 대관령 목장을 옮겨놓은 듯 초원의 언덕이다. 우묵하게 휘어져 들어간 지형에 장부래 해수욕장이 있고, 그 주변을 따라 돌담을 두른 집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제법 맑은 날이지만, 하태도에서는 수시로 안개가 섬과 바다를 뒤덮곤 한다. 하태도에서는 아직까지 휴대폰이 되지 않는데, 다만 선착장 방파제 끝에 서면 운좋게 통화가 될 때가 가끔 있다.
그저 조용하고 한적하다. 하태도 장부래 해수욕장.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다고 속터질 필요는 없다. 이런 곳이야말로 휴대폰을 끄고 자연과 교신하기 더없이 좋은 곳이므로. 하태도 하태분교는 과거 드라마 <봄의 왈츠>를 촬영한 주무대로도 알려져 있다. 이곳의 아이들에게 장부래 해수욕장의 백사장은 놀이터나 다름없다. 녀석들은 이곳에서 스티로폼 부표를 가지고 놀거나 소꿉놀이를 하고, 첨벙거리며 잠수놀이를 한다.
*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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