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실감나는 사화산
몽골의 작은 도시 타리아트에는 현지인들에게만 잘 알려진
두곳의 관광지가 있다.
허르그 사화산과 테르키 차강노르 호수다.
허르그 사화산은 몽골인들과 학자들 사이에서 제법 인기 있는 관광지로 통하는데,
화산이 멈춘 지금도 곧 화산이 폭발할 것처럼
분화구의 원형이 제대로 전해오는 곳이다.
허르그 사화산의 분화구. 금방이라도 화산 폭발을 일으킬 것처럼 실감난다.
허르그 사화산 가는 길은 현무암 돌무더기가 널린 바위너설길이다.
척박한 현무암 돌무더기 사이사이에는 제법 빼곡하게 침엽수가 자란다.
바위너설길을 따라 15분,
나무의자를 몇 개 놓은 산중의 주차장이 있다.
여기서 분화구를 오르려면 다시 15분은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허르그 사화산 정상부에서 바라본 테르키 차강노르 호수와 주변의 화산 흔적들.
‘테르키 차강’은 ‘하얀 호수’라는 뜻이다.
1년의 대부분은 얼음과 눈에 덮여 하얗게 보인다고 ‘하얀 호수’다.
타리아트는 테르키 차강노르로 인해 서리가 자주 내리고,
날씨도 2~3도는 더 추워 한겨울이면 영하 46도까지 내려갈 때도 있다.
오랜 옛날 화산 활동이 만들어낸 바위의 곰보자국(위).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서 자라는 지의류(아래).
사화산 정상에 이르자 바람이 거의 태풍 수준으로 분다.
잘못하다간 거대한 분화구 속으로 곧장 떨어질 정도의 강력한 바람이다.
분화구 아래의 작은 호수는 꽝꽝 얼어서
짤막한 햇살이 부딪칠 때마다 수정처럼 빛난다.
분화구 인근의 바위는 제주도의 현무암처럼 곰보자국이 선명하다.
테르키 차강노르 호수로 이어진 초원의 길(위). 허르그 사화산 정상부의 가시나무(아래).
정상부의 바위에 붙은 연녹색과 황갈색의 지의류도
다른 별 생명처럼 생경하기만 하다.
이 척박한 곳에도 식물은 자라서 가시나무가 군데군데 낮은 키를 세우고 있고,
바위 밑 그늘에는 오글오글 이끼가 자라고 있다.
5월 말까지 호수의 가운데가 얼음으로 덮여 있는 테르키 차강노르 호수.
차로 40여 분은 더 달려야 한다.
고도가 높은 차강노르 호수에서도 바람은 여전히 태풍 수준이다.
그 바람 속을 떠다니는 철새와 구름들.
그 바람을 견디는 유목민 게르 몇 채와 야크떼.
차강노르 호숫가에 버려진 오래된 카스 맥주캔.
언덕을 넘어 초원 사이로 난 몇 갈래의 길은
곧 날아갈 것만 같은 희미한 무늬로 굽이굽이 에움져 있다.
* 맛있는 알타이의 푸른바람:: http://gurum.tistory.com/
2008/12/06 - [몽골_몽골] - 초원과 구름의 날들
2008/11/17 - [몽골_몽골] - 나는 지금 알타이로 간다
2008/11/13 - [몽골_몽골] - 800년전 세계의 수도, 하라호름
2008/11/12 - [미디어_리뷰] - 바람의 여행자
2008/10/22 - [몽골_몽골] - 신기한 무지개구름을 보다
2008/06/20 - [몽골_몽골] - 말달리자-몽골의 말탄 풍경
2008/05/15 - [몽골_몽골] - 알타이산맥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있다
2008/04/15 - [몽골_몽골] - 몽골의 한류는 어떤 모습인가
'몽골_몽골'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박2일 유목민 게르 체험해보니 (8) | 2008.12.30 |
---|---|
실뜨기 하는 몽골소년, 티벳소녀 (9) | 2008.12.28 |
온순한 몽골견과 사나운 늑대개 (9) | 2008.12.26 |
까치는 비스킷을 좋아해 (5) | 2008.12.22 |
몽골의 숨겨진 도시, 이크올 (6) | 2008.12.21 |
봄에도 영하 18도, 타리아트 (4) | 2008.12.13 |
몽골의 숨겨진 거대협곡, 촐로틴 (13) | 2008.12.11 |
항가이 산맥 북쪽도시, 체첼렉 (6) | 2008.12.08 |
초원과 구름의 날들 (4) | 2008.12.06 |
알타이 게르주막에서 만난 초코파이 (13) | 2008.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