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4000미터 고원의 산양떼
티베트 고원의 밋밋한 능선자락은
그 자체로 천연한 목장이어서
야크나 산양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는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해발 4470미터의 훙라설산을 넘어가다
참 기가 막힌 풍경을 목격했는데,
기껏해야 열 살 남짓한 소년 목동이 양을 몰고,
그 소리에 따라 산양떼가 해발 4000미터가 넘는 언덕을 넘어가는 것이었다.
해발 4000미터 훙라설산을 넘어가는 고갯마루에서 만난 산양떼.
엽총을 등에 멘 늙수그레한 목부는 언덕 아래쪽에서
뒤처진 양떼를 밀어올리는,
이런 풍경을 보고도 차를 멈추지 않는다면
굳이 티베트를 여행할 필요도 없으리라.
훙라설산 산양 무리를 이끄는 수컷 대장(위). 희박한 고갯마루를 유유히 넘어가는 훙라설산의 산양떼(아래).
바람에 날리는 고갯마루의 타르쵸 너머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산양떼가 보인다(위). 고산증세를 느끼며 바라본 산양떼(아래).
금세 숨이 턱까지 차올라 천식환자처럼 흐억거렸다.
온몸으로 산소의 희박함을 감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헉헉거리며 언덕에 주저앉아 버리자
나에게 쫓기던 몇몇 산양떼들은
그것 참 고소하다는 듯 나를 향해 음매에거렸다.
라싸 외곽 드레풍 사원 대법당 앞을 느긋하게 걸어가는 산양떼(위). 남쵸호수에서 만난 새끼 산양(아래).
나는 고작 숨찬 침입자에 불과했던 것이다.
라싸에 도착해서도 나는 드레풍 사원 대법당에서
한 무리의 산양떼가 느긋하게 법당 앞을 지나 산등성이로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녀석들은 하나같이 대법당의 염불소리가 모두 공염불이라는듯
음매에~ 거리며 우리와 전혀 다른 세상의 언덕을 향해 총총히 사라졌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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