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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0.09 버섯에서 발견한 나무와 태양 7
말뚝버섯에서 발견한 나무와 태양
버섯이 올라올 때 말뚝같은 원통의 자루가
암녹갈색의 갓을 달고 올라온다고 말뚝버섯이다.
여름과 가을에 볼 수 있는 말뚝버섯은
숲속의 고목 이나 그 주변, 정원, 개활지의 숲 등에 골고루 분포하는데,
자루가 올라오기 전, 유균의 모습은
오리알이나 달걀처럼 생겼다.
말뚝버섯의 유균을 세로로 자른 단면도. 신비스러운 우주나무 한 그루가 그 속에 들어 있는 듯하다.
유균의 크기는 5cm 안팎이고,
겉모습은 흰색을 띤다.
비가 내리고 나면 공룡이 알을 깨고 나오듯, 암녹갈색의 갓과 대가 올라오는데,
올라온 갓과 대는 10~15cm까지 자란다.
오리알이나 달걀처럼 생긴 말뚝버섯의 유균(위). 건조한 날이 계속돼 유균이 오래되면 쭈글쭈글 주름이 생긴다(아래).
말뚝버섯은 겉으로만 보아서는 그 아름다움이나 신비감을 느낄 수가 없다.
사실 말뚝버섯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신비는
유균 속에 들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버섯 전문가들이 대부분 말뚝버섯 유균을 잘라 단면도를 보여주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갓과 대가 올라올 때 유균은 윗부분이 닳거나 찢어진 것처럼 껍질이 열리면서 올라온다(위). 유균을 뽑아보면 저렇게 뿌리가 몇 가닥 나 있다(아래).
내가 보았던 유균은 대개 달걀만하거나 그보다 컸다.
부식토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 때문에 유균은 쉽게 뽑혀지는데,
이것을 세로(뿌리를 기준으로)로 잘라보면,
장차 갓과 대를 형성할 자실체가 들어 있고,
그 주위를 암녹색과 투명한 점액질이 싸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말뚝버섯의 유균을 세로로 잘랐을 때는 나무 한 그루가 있는 것처럼 보이고(위), 가로로 잘라보면 하얀 태양이 하얀 불꽃을 내뿜는 것처럼 보인다(아래).
그것의 빛깔과 무늬는 너무 아름다워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알 모양의 유균 속에 나무 한 그루가 들어 있는 듯도 하고,
기하학적인 우주 생명체가 도사리고 있는 듯도 하고,
노른자위에 꽃이 핀 달걀을 보는 듯도 하다.
마치 공룡이 알을 깨고 나오는 것처럼 말뚝버섯이 유균의 껍질을 뚫고 암녹갈색 갓을 내밀고 있다. 갓 위쪽에 껍질이 그대로 붙어 있다(위). 조금더 시간이 지나면 암녹색 갓을 떠밀면서 하얀색 대가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아래).
이것을 다시 가로로 잘라보면,
또다른 신비스러운 모양이 나타난다.
하얀 태양이 하얀 불꽃을 내뿜는 모양이랄까.
어쨌든 말뚝버섯은 유균 속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매력을 더하는 버섯임에 틀림없다.
다 올라온 말뚝버섯은 갓에 붙은 암녹색 점액질이 고약한 악취를 풍겨 초파리와 파리가 들끓는다. 좀더 시간이 지나면 사진처럼 갓의 점액질을 초파리와 파리가 다 빨아먹어 하얗게 변한다.
이 유균을 뚫고 올라온 갓에는 암녹색 점액질이 붙어 있고,
고약한 악취를 풍기는데,
이로 인해 갓이 기본체를 뚫고 나올 때쯤이면
초파리와 파리가 들끓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악취가 나는 기본체를 씻어내고 수프를 끓인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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